여행사 “북 억류 미국인 망명의도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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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 여행 도중 억류된 미국인 매슈 토드 밀러 씨는 여행 신청 과정에서 북한이 억류 배경으로 밝힌 망명 추진 의사를 나타내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여행사 측은 밀러 씨가 비상시 연락하라고 제공한 연락처와 연락이 계속 닿질 않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박정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 10일 북한에 관광 목적으로 입국하면서 망명을 요구하며 난동을 부렸다는 이유로 북한 당국이 억류중인 미국인 매슈 토드 밀러 씨.

밀러 씨의 북한 관광을 주선한 미국 뉴저지의 '우리투어스' 측은 그가 실제 망명을 추진했냐는 질문에 방북 신청 과정에서 특별한 의도를 표시하지 않았다고 답했습니다.

이 북한 전문 여행사는 지난 27일 인터넷을 통해 관광 외 밀러 씨의 방북 동기나 정신 상태에 대해 말할 수 없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북한이 억류 이유로 밝힌 망명 의사와 관련해 최소한 여행 신청 과정에서 이 같은 조짐은 없었다는 겁니다.

사건 직후 협력 관계인 북한 측 관계자는 밀러 씨가 북한에 도착한 뒤 입국 비자격인 관광증을 고의로 찢고 '나는 관광객이 아니다'고 말했다고 여행사 측에 통보했습니다.

이 발표대로라면 북한은 망명 의사를 밝힌 밀러 씨를 '법질서를 위반했다'는 죄목으로 억류했습니다.

망명 의사를 둘러싼 진위 문제와 별도로 북한 당국이 그의 망명 신청을 진지하게 검토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밝힌 것으로 풀이됩니다.

한편 밀러 씨가 방북 전 여행사에 제공한 비상 연락처와 계속 연락이 닿질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여행사 측은 해당 인물에 계속해서 전화 연락을 취하고 있지만 전화를 받지 않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 그가 작성한 여행 신청서에 가족 연락처가 표기돼 있지 않았으며 가족 중 아무도 아직 여행사 측에 먼저 연락을 취하지 않았다고 덧붙였습니다.

밀러 씨의 북한 관광은 개인 관광 형식으로 이뤄졌으며 여행사 측 안내인 없이 혼자 입국해 북한 안내인이 현지 관광에 동행할 예정이었습니다.

여행사 측은 단체 관광과 달리, 개인 관광은 여행사 측 관광 안내인없이 현지 북한 안내인만 동행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북한 주재 스웨덴 대사관과 접촉중이라고 밝힌 미국 국무부는 28일 추가로 발표할 내용이 없다고 말해 북한이 밀러 씨에 대한 영사 접근을 여전히 불허하고 있음을 시사했습니다.

사키 국무부 대변인: 지난 주 발표한 내용 외 추가로 알려드릴 내용이 없습니다.

한편 지난 해 말 메릴 뉴먼 씨가 북한 여행 도중 억류됐다 풀려난 데 이어 이번에도 미국인 북한 관광객이 북한에 억류되면서 여행사들은 긴장하는 분위기입니다.

'우리투어스'는 물론 '영파이오니어스투어스' 등 북한 전문 여행사들은 북한 관광 일정이 계속될거라면서도 북한에서 지켜야 할 주의사항을 여행객들에게 다시 한번 강조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