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이 어부 16명이 탄 채 서해상에서 조업중이던 중국 어선을 나포한 뒤 거액의 몸값을 요구하면서 이번 사건이 양국 간 외교 문제로 비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박정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중국 랴오닝성 다롄 선적의 랴오푸위 25222호가 북한에 나포된 건 지난 5일 저녁.
당시 다롄항에서 동남쪽으로 8시간 가량 이동해 서해상에서 조업중이던 이 어선에는 중국인 어부 16명이 타고 있었습니다.
중국인 선주 위쉐쥔 씨에 따르면, 북한 189함정경비대 소속 무장 군인들이 북측 영해 침범을 이유로 어선과 어부를 북한으로 끌고 갔습니다.
위 씨는 북측이 위성전화를 통해 19일 정오까지 몸값 60만 위안 (미화 약 10만 달러)을 지불하라고 요구하자 하루 전인18일 저녁, 인터넷(웨이보)을 통해 이를 폭로했습니다.
사건 발생 직후인 6일 오전 랴오닝성 해양경비총대에 신고했고 10일에는 주북한 중국대사관에 연락했지만 해결 기미가 없자 여론에 호소하기로 한 겁니다.
예상대로 인터넷에서는 북한을 비난하는 글들이 잇따라 올라오는 등 올 들어 3차 핵실험과 거듭된 도발 위협으로 커진 중국내 대북 반감이 더 확산되고 있습니다.
중국 외교부도 20일 북한 당국에 어부와 어선의 신속한 석방을 촉구했습니다.
훙레이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기자회견에서 이번 사안과 관련해 북 측과 긴밀한 접촉을 유지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이번 사건이 양국 간 외교 문제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겁니다.
앞서 북한은 지난 해 5월에도 서해상에서 조업중이던 중국 어선 3척을 나포한 뒤 거액의 몸값을 요구한 바 있습니다.
북한의 억류가 2주 가까이 계속되면서 중국인들 사이에서 북한에 대한 반감이 확산되기도 했습니다.
차이나포비든뉴스 (녹취) : 13일간 억류됐던 중국 어선과 어민 28명이 다롄으로 귀환했습니다. 중국 관영매체들은 이번 북중 간 분쟁을 과거와 달리 적극적으로 보도했습니다. 중국 매체는 북한이 국제법을 준수해, 억류한 중국 어민을 석방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당시 북한은 애초에 제시했던 몸값 요구를 철회하고 억류했던 어선과 어민을 석방했지만 중국 내 대북 여론이 악화된 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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