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러시아가 북한과 문화∙학술 교류 차원에서 진행해온 북한 대학생용 러시아어 교재 출판 지원사업이 대북 송금이 막혀 차질을 빚고 있습니다. 대북 제재의 대상이 아니지만 러시아 은행이 북한과 거래 자체를 꺼리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박정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러시아의 '루스키 미르' 재단.
'러시아 세계'라는 의미의 비영리재단으로 러시아 문화와 언어를 전세계에 보급하기 위해 2007년 블라디미르 푸틴 당시 대통령의 지시로 설립됐습니다.
북한에서도 그 동안 김일성종합대학교 등에서 학생들의 러시아어 습득을 지원하는 사업을 펼쳐왔습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강화되면서 뜻밖의 복병을 만났습니다.
북한의 대학교 등에서 사용될 러시아어 교재 출간을 앞두고 있지만 지원금을 북한으로 송금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러시아 리아-노보스티 통신은 25일 이 재단의 게오르기 톨로라야 국장의 말을 인용해 러시아의 대북 문화교류가 어려움에 처했다며 이같이 전했습니다.
전날 평양 출장을 마치고 중국 랴오닝성 단둥으로 건너간 톨로라야 국장은 재단 지원금을 북한 대학으로 송금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자세한 내막을 밝히진 않았지만 러시아 당국이 최근 단행한 북한 금융기관과 거래 중단 조치와 관련있는 걸로 분석됩니다.
대북 제재의 여파로 송금이 중단됐다고 언급했기 때문입니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지난 19일 유엔이 승인한 경우를 제외한 북한과의 금융거래를 전면 중단하라고 은행 등 금융기관에 통보했습니다.
러시아어 보급은 인도주의적 사업으로 분류 가능하지만 러시아 은행들로선 북한과 엮이는 것 자체가 껄끄러울 수 있기 때문에 아예 거래를 꺼리는 걸로 보입니다.
'루스키 미르' 재단은 이날 자체 홈페이지에 리아-노보스티 통신의 보도를 전하면서 러시아 정부와 재단 지원금 송금 문제를 논의중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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