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금광-러 김정은 전용기 맞교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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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이 러시아제 중고 항공기를 도입하는 대가로 금광 채굴권 이양을 러시아 측에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은 러시아 기업에 단천항 광물자원 개발사업 참여도 타진했습니다.

박정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이 러시아 측에 중고 여객기와 금광 채굴권 맞교환을 제안했습니다.

이제껏 주로 중국을 대상으로 이뤄졌던 북한의 광물 자원 수출이 러시아로 다변화하는 징후여서 주목됩니다.

러시아 극동개발부는 5일 러시아 투폴레프사의 Tu-204 중고 여객기와 북한 금광 채굴 참여권 맞교환 제안에 관해 현재 러시아 측이 검토중이라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이날 러시아 극동 블라디보스토크 루스키 섬에서 열린 북러 양국 간 협력위원회 회의 뒤 공개된 의정서에 따르면 북한은 러시아 '세베르니 프리스키'사에 중고 여객기-금광 채굴권 맞교환을 제안했습니다.

투폴레프 Tu-204 항공기는 러시아제 최신형 여객기로 현재 북한 고려항공이 두 대 도입해 운용중입니다.

노후 여객기를 주로 보유한 고려항공이 중국과 유럽연합의 운항 제한 조치에서 거의 유일하게 제외된 기종입니다.

외화 확보를 위해 해외 관광객 유치 확대에 애쓰고 있는 북한으로선 항로 추가 개설에 필요한 신형 여객기 도입이 급선무였습니다.

북한 관영매체 (녹취): 세계 여러나라와 지역들과도 국제항로를 개설하여 관광객들을 받게 될 것입니다.

이 밖에 지난 4월 공개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전용기가 고려항공의 노후 기종인 것으로 알려져 북한이 새 전용기 구입에 나섰을 가능성도 있어 주목됩니다.

북한이 가장 중시하는 금광 채굴권을 러시아에 내주면서 다른 사안은 다 제쳐두고 딱 집어서 러시아제 중형 여객기 도입을 원했기 때문입니다.

러시아는 이밖에 북한 단천항 인근의 흑연, 마그네사이트 등 광물 매장지 개발사업에 참여할 기업 명단을 오는 10월1일까지 북한 측에 제시하기로 했습니다.

북한의 최대 광물 자원 수출항인 단천항은 중국 기업의 참여 아래 최신 접안시설을 새로 마련하는 등 현대화작업을 거쳐2012년 5월 개항했습니다.

한편 알렉산드르 갈루쉬카 러시아 극동개발부 장관은 이날 리용남 북한 무역상과 회담 뒤 북한이 러시아 투자자와 기업에 중국보다 더 나은 특별대우를 약속했다고 밝혔습니다.

중국 견제를 염두에 둔 북한이 러시아와 자원개발 협력을 부쩍 강화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