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이 강원도 원산 마식령 스키장 건설에 필요한 관련 장비와 시설을 스위스에서 들여오기 위해 다수의 스위스 업체에 수입 의사를 타진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스위스 연방정부는 해당 업체들에 관련 장비를 북한에 제공하지 말 것을 권고했다고 밝혀 북한의 스위스산 스키장비 도입 시도는 불발에 그칠 가능성이 있어 보입니다.
박정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스위스 연방정부는 6일 자국 기업이 스키장 건설과 관련한 시설과 장비를 북한에 수출하려는 데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스위스 연방경제부 산하 대외경제본부 관계자는 이날 RFA, 자유아시아방송에 북한이 스키장 조성에 나선 걸 알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특히 이미 여러 건의 대북 수출 관련 문의를 스위스 기업들로부터 받은 상태지만 제재 대상인 북한과 거래하지 말 것을 조언했다(advised)고 말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다만 관련 기업들이 스위스 당국에 대북 물자 반출과 관련한 허가를 요청하는 서류를 공식 제출하지는 않은 상태라고 덧붙였습니다.
따라서 스위스 연방정부 차원에서 이번 사안에 대해 불허 결정이 공식적으로 내려진 건 아니라는 겁니다.
하지만 대외경제본부 측의 대북 수출 반대 입장은 북한이 마식령 스키장 조성에 필요한 시설과 장비를 스위스에서 들여가는 데 장애물이 될 전망입니다.
연방경제부 산하 대외경제본부는 스위스 연방정부 내에서 해외 수출 통제를 담당하는 실무부서로 경제제재 이행 업무도 맡고 있기 때문입니다.
대외경제본부 측은 북한이 도입을 요청한 구체적 품목과 규모 그리고 업체명 등은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라 밝힐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지난달 마식령 스키장 건설장을 직접 찾아 군인 건설자를 독려하는가 하면 지난 5일에는 직접 호소문까지 내 완공을 독려했습니다.
북한 관영매체 녹취: 경애하는 김정은 원수님께서 보내신 호소문, 마식령 속도를 창조하여 사회주의 건설의 모든 전선에서 새로운 전성기를 열어 가자는 크나큰 격정속에,….
북한이 '문명국의 상징'이라고까지 추켜세우며 건설을 다그치고 있는 마식령 스키장이 관련 시설과 설비 도입 단계에서부터 삐걱거릴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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