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러 노동자들, 자재 싸고 집단 패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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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러시아 연해주 블라디보스토크 조선소에 파견돼 외화벌이에 나섰던 북한 건설 노동자들이 공사 현장에서 자재를 놓고 현지 러시아 노동자들과 실랑이 끝에 격렬한 몸싸움과 주먹다짐을 벌이는 장면이 공개됐습니다. 박정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러시아 연해주 블라디보스토크의 대형 조선소인 즈베즈다 (Звезда) 조선소. 지난 16일 이 곳 건설현장에 파견돼 일하던 북한 노동자들이 현지 러시아 노동자들과 격렬한 몸싸움을 벌였습니다.

블라디보스토크 현지 언론인 '데이타(DEITA)'는 당시 수십명의 북한 노동자들이 자재 문제로 러시아 노동자들과 욕설과 실랑이 끝에 주먹다짐을 벌였다며 관련 동영상을 최근 공개했습니다.

26초 분량의 해당 영상에는 작업복을 입고 머리를 짧게 깎은 북한 노동자 너댓 명이 수십 명의 러시아 노동자들과 격렬한 몸싸움을 벌이는 모습이 담겨 있습니다.

급박한 상황인 듯 안전모까지 벗겨진 북한 노동자들은 러시아 노동자들의 목을 조르는가 하면 이를 말리자 발길질도 마다하지 않습니다.

수십 명의 러시아 노동자들을 상대로 수적으로 열세인 북한 노동자들이 힘겨운 패싸움을 벌이고 있는 모습입니다.

'데이타'는 조선소 관계자를 인용해 러시아 건설업체에 고용된 북한 노동자들이 건설 자재 문제로 러시아 노동자들과 다툼을 벌였다고 전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며칠전 북한 노동자들이 자신들이 쓸 자재에 표시를 해 둔 뒤 한쪽에 쌓아두었는데 러시아 노동자들이 이를 가져가려하자 싸움이 발생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자재를 차량에 실으려던 러시아 노동자를 본 북한 노동자들이 욕설과 함께 달려왔고 이 과정에서 러시아 인부가 북한 노동자를 밀치면서 집단 패싸움이 시작됐다는 겁니다.

조선소 관계자는 북한 노동자들이 이번처럼 패싸움을 벌이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자신들의 자재를 다른 사람이 가져다 쓰는 데 매우 민감하게 반응한다고 말했습니다.

자재에 표시까지 해 두며 누가 가져가지 않나 감시하는가 하면 자신들의 자재를 가져다 지은 건축물을 부수기까지 한다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