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러시아에 외화벌이를 위해 파견된 북한 노동자 숙소에 무장강도가 침입해 금고에 있던 거액의 현금을 빼앗아 달아난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박정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러시아에 파견된 북한의 외화벌이 노동자들을 노린 범죄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습니다.
러시아 제2의 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지난 27일 북한 노동자들의 임금을 노린 무장강도 사건이 발생해 현지 경찰이 수사에 나섰습니다.
현지 인터넷 언론인 '폰탄카(Фонтанка)'는 28일 상트페테르부르크 교외 대로변의 한 호스텔에 전날 밤 9시께 5인조 복면강도가 침입해 금고에 들어있던 현금 5백만 루블 (약8만 달러)을 뺏어 달아났다며 이같이 전했습니다.
이 매체는 빼앗긴 현금이 현지에 파견된 북한 노동자들을 관리해온 북한의 인력송출회사 '부흥' '목란' 등 2곳이 모아둔 노동자들의 임금이었다고 덧붙였습니다.
사건 당시 30대 중반- 40대 중반인 3명의 북한인들이 방에서 쉬고 있었으며 이 중에는 북한의 인력송출회사 대표도 포함돼 있었습니다.
범인들은 평소 피해자들이 현금을 금고에 쌓아둔 사실을 잘 아는 듯 총을 들이대며 금고를 열도록 위협했습니다.
주로 건설 현장에서 일해온 북한 노동자들은3층 건물인 이 곳을 6년째 빌려 공동 숙소로 이용해왔습니다.
북한은 외화벌이를 위해 해외에 파견된 노동자들이 현지에서 받는 임금 중 대부분을 상납금 명목으로 챙겨왔습니다.
따라서 빼앗긴 돈은 인력송출회사가 노동자들로부터 거둬 당국에 보낼 상납금이었을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앞서 지난 달 3일에는 역시 상트페테르부르크 시내 거리에서 북한 노동자 2명이 흉기를 든 괴한에 폭행을 당해 병원에서 치료를 받기도 했습니다.
상트페테르부르크에는 현재 2천여 명의 북한 근로자들이 주로 건설현장 등에서 일하면서 외화벌이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또 러시아 전역에는 극동지역과 모스크바 등을 중심으로 3만 명 가량의 북한 노동자들이 파견돼 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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