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도 북한 항구에 ‘눈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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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이 수출용 광물자원의 해상 운송을 위해 북한의 항구를 임차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습니다. 현재 나진항 부두 사용권을 선점한 것으로 알려진 중국, 러시아에 이어 몽골까지 ‘북한 항구 확보’에 나설 가능성이 엿보여 주목됩니다.

박정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중국, 러시아에 이어 내륙국가인 몽골이 북한의 항구에 눈독을 들이고 있습니다.

몽골의 차히야 엘벡도르지 대통령은 지난 19일 최태복 북한 최고인민회의 의장에게 북한의 항구를 임차하고 싶다는 의향을 밝혔다고 국영 몬차메 통신이 20일 보도했습니다.

엘벡도르지 대통령은 몽골을 방문중인 최 의장을 만나 북한과 경제협력을 강화할 의향을 밝히면서 이같이 말했습니다.

몽골은 세계7위의 자원부국이지만 수송체계 미흡 탓에 그 동안 광물자원을 주로 중국과 러시아 등 인근 국가에 헐값에 판매해왔습니다.

따라서 사면이 육지로 둘러싸인 몽골이 북한의 항구를 빌려 광물자원 해외 수출에 본격적으로 나서려는 의사를 내비친 것으로 해석됩니다.

북한은 이미 중국과 러시아의 자본으로 나진항을 개발해 장기 임대 형식으로 이들 국가에 사용권을 넘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최근에는 중국이 북한의 동해 항구 중 최대 규모인 청진항에도 눈독을 들이고 있습니다.

북한의 항구를 놓고 중국, 러시아에 이어 몽골까지 가세하는 '3파전'이 예상되는 부분입니다.

최 의장은 이 같은 몽골 측 요청에 대해 북한 역시 해상운송과 광물자원 분야 등 양국 간 경제 협력에 관심이 많다고 강조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엘벡도르지 대통령은 양국 간 경협과 관련해 이 밖에 지하자원 공동 개발과 노동력 교환, 그리고 관광 등을 구체적 분야로 제시했습니다.

미국 MIT대 존 박 연구원은 이미 오래 전부터 북한과 몽골 간 광물 개발 분야 협력 가능성이 제기돼 왔다고 지적했습니다.

존 박 연구원: 몽골은 이미 광물 분야에서 매우 앞서 나가고 있습니다. 정부가 개혁에 나서 친 외자 도입 정책을 폈고 캐나다와 호주는 물론 러시아와 중국의 대기업들이 몰려들었습니다. 몽골은 북한에 광물 자원 개발과 관련한 첨단 기법은 물론 해외자본 유치 방안과 광업 활성화에 필요한 법과 제도 정비 방안도 전수 가능합니다.

그는 몽골이 현재 광부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며 이 같은 광물자원 개발에 성공한 경험의 전수뿐 아니라 북한에서 직접 노동력을 공급받을 가능성도 있다고 예상했습니다.

북한의 광물자원을 중국이 싹쓸이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몽골과의 경협 확대는 북한으로서는 중국을 견제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매력적이라는 지적입니다.

한편, 몽골은 북한에 대한 식량 지원을 검토중이라고 밝혀 조만간 대북 식량지원에도 나설 의향을 내비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