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북 노동자 쿼터 축소 잇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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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이 노동자를 대거 파견해온 러시아 극동지역 정부가 잇따라 외국인 노동자 쿼터, 즉 할당량 감축에 나서고 있습니다. 북한 노동자들의 러시아 파견도 일정부분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박정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러시아 극동 연해주가 내년 외국인 노동자 쿼터를 10% 이상 감축키로 했습니다.

20일 연해주 정부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미클루셉스키 주지사는 2014년 외국인 노동자 쿼터를 2만3천616명으로 최근 결정했습니다.

이는 올 해보다 13% 줄어든 수치라고 연해주 정부는 밝혔습니다.

외국인 노동자 감축 방침은 지난해 9월 러시아 연해주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에이펙, 즉 아시아 태평양 경제협력체 정상회의 이후 지역 건설업계의 외국인 노동자 수요가 크게 줄었기 때문입니다.

연해주 지역이 내년에 외국인 노동자 도입 규모를 대폭 축소키로 결정함에 따라 이 지역에 파견돼온 북한 노동자들에게도 영향이 미칠 전망입니다.

연해주는 러시아에 파견된 전체 북한 노동자(2만1천447명, 올 해 9워 기준)의 4분의 1이 넘는 5천600명이 몰려 있는, 최대 북한 노동자 파견지역이기 때문입니다.

아무르주도 내년 북한 노동자 도입 쿼터를 올 해보다 4분의 1 이상 줄이기로 최근 결정했습니다.

아무르주는 지난 달 열린 북러 양국 간 노동자 교환에 관한 실무회의에서 북한 노동자 쿼터를 내년에 2천205개로 26%(785개) 감축한다고 북한 측에 통보했습니다.

이 밖에 북한 노동자 1천500명이 파견돼 있는 시베리아 이르쿠츠크주도 내년도 외국인 노동자 쿼터를 올해(2만5천900명)보다 14.3% 줄어든 2만2천200명으로 결정했습니다.

러시아 측의 잇따른 쿼터 감축 방침은 벌목과 건설 등 외국인 노동자를 주로 고용해온 분를 중심으로 경기 침체 탓에 수요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직 아무르주를 제외하곤 정확인 수치가 공개되지 않고 있지만 전반적인 외국인 노동자 도입 감소 추세 속에 북한 노동자의 러시아 파견도 영향을 받을 전망입니다.

북한과 러시아는 올 해 양국 간 국경열차를 재개통하는 등 경제 협력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북한 관영매체 (녹취) : 나진-하산 철도 개통 공사는, (김정일 동지와 러시아 푸틴 대통령이), 친히 서명하신 조로 모스크바 선언,….

이때문에 북한 노동자의 러시아 파견이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지만 그 여건은 거꾸로 돌아가고 있는 겁니다.

북한 당국은 외화벌이 차원에서 노동자들의 러시아 파견을 적극 장려해왔습니다.

러시아 측의 외국인 노동자 쿼터 감축 움직임이 북한 노동자 러시아 파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