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과 평양 외 지역 ‘경제 양극화’ 극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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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평양에서는 올 들어 대형 상점과 식당, 백화점이 잇따라 들어서는 등 경제상황이 그리 나쁘지 않은 반면, 내륙지방을 중심으로한 평양 외 지역에서는 극심한 경기 침체와 아사자가 속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평양과 평양 외 지역의 경제 양극화가 더 극심해지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박정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양 창전거리에 새로 들어선 평양아동백화점이 영업을 시작했다고 북한 관영 매체가 23일 일제히 보도했습니다.

백화점에는 어린이를 위한 장난감 등 각종 상품이 즐비했고 많은 평양 시민들이 아이들과 함께 물건을 고르며 즐거운 한 때를 보냈습니다.

평양 시내에는 올해 들어 아동백화점 외에도 대형 상점인 광복지구상업중심, 보통강수산물상점, 만수교고기상점 등이 잇따라 새로 들어섰습니다.

이 밖에 평양 시내에서는 최근 들어 교통체증이 늘고 교통사고가 자주 발생할 만큼 자동차의 보급도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평양의 경제상황은 소비가 늘어나는 등 그리 나쁘지 않은 상태라는 겁니다.

반면, 평양 이외의 지역에서는 극심한 경기침체로 장마당 상인들이 장사를 포기하는가 하면 황해도 등 내륙지방을 중심으로 아사자가 속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환율이 급등하면서 장마당 물가까지 치솟아 경기가 최악의 상태로 치달으면서 서민들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겁니다.

황해도 지역의 경우, 올 들어 기근이 발생했다는 소식이 이어지고 있으며 급기야 한국의 류우익 통일부장관은 24일 이례적으로 '지금 북한 전역에서 아사자가 속출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평양공화국'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최근 몇 년간 북한 당국이 평양에 돈을 퍼부으면서 대규모 건설 사업에 나선 반면 내륙지역은 사실상 내팽겨쳐졌습니다.

박형중 한국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 내륙지방과 평양 간 경제 양극화가 더 심해졌다고 말했습니다.

박형중 선임연구위원: 실제로 내륙 지방의 경우 상당히 심각한 경기침체가 있는 것 같거든요, 평양을 제외하고는. 이런 식으로 경기 양극화가 벌어지는 것 같다는 거죠.

예외는 있습니다. 무산 등 북중 국경지역을 중심으로 북한의 광물자원 채취를 위한 중국의 투자가 진행중인 곳도 경기가 그리 나쁘지 않다고 박 선임연구위원은 지적했습니다.

박형중 선임연구위원: 일단 국경도시를 보면 무산의 경우 겉보기에는 옛날보다 좋아진 듯합니다. 중국이 무산지역에 투자를 많이 했고 이건 철광석이 계속 중국 쪽으로 빠져 나가고 있기 때문에 무산 같은 곳은 더 좋아질 수 있는 거고, 혜산의 경우도 겉모습으로는 옛날보다 나빠지지 않은 듯해요. 이건 마찬가지로 혜산 동광 등에 중국 측 투자가 늘어났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북한 내부에서 경제 양극화가 더 심해지고 있는 가운데 중국의 대북 투자지역만 이에 영향을 받지 않은 점은 북한의 중국 의존이 얼마나 심각한 지 역설적으로 보여주는 부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