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이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 시내의 대사관 건물을 애초 약속한 20년 무상 임대 기간을 3년이나 넘겨 사용중인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북한 대사관 건물은 선대 국왕의 생가 건물로 왕실 일부에서는 캄보디아 정부가 북한과 반환 협상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습니다.
박정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 시내에 자리잡은 북한 대사관 건물이 20년 무상 임대 기간을 3년이나 넘겼지만 여전히 캄보디아 정부에 반환되지 않고 있습니다.
프놈펜 중심가 독립광장 건너편에 자리잡은 북한 대사관은 1991년 노로돔 시아누크 전 국왕이 무상으로 임대했습니다.
11일 캄보디아 현지에서 발행되는 일간신문인 '프놈펜 포스트'에 따르면 이 건물은 시아누크 전 국왕이 태어나 자란 생가로 총리 공관과 나란히 들어서 있습니다.
현 국왕의 아버지인 시아누크 전 국왕은 1970년대 두 차례 평양으로 망명해 당시 김일성 주석으로부터 극진한 대우를 받는 등 북한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했습니다.
이런 인연으로 두 번째 망명을 끝내고 평양에서 프놈펜으로 돌아온 뒤 자신의 생가를 북한에 대사관 건물로 내 준 겁니다.
하지만 그는 북한 대사관의 무상 임대 기간을 20년으로 못박고 이후 건물을 박물관으로 사용토록 했습니다.
2012년 사망한 그는 2005년 유언장 작성 때도 북한 대사관 건물 반환을 명시했습니다.
시아누크 전 국왕의 조카로 오랜 기간 그를 보좌했던 시소와스 토미코 왕자는 신문에 북한이 약속대로 대사관 건물을 즉시 반환해야 한다며 이같은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토미코 왕자는 그러면서 캄보디아 정부가 즉시 대사관 건물 반환을 위해 북한과 협상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기사를 작성한 파피 맥퍼슨 기자는 시아누크 전 국왕의 유지가 이행되지 않고 있는 데 대해 왕족과 왕실 가족 일부가 우려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파피 맥퍼슨 기자: 왕족 또는 왕실과 가까운 사람들이 북한 대사관 건물의 반환과 박물관 전환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데 의문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왕실은 이 문제에 대해 여전히 공식 입장을 내놓지는 않고 있습니다.
그는 매년 국왕 어머니의 생일때면 북한 대사가 왕궁을 찾는 등 왕실과 여전히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점을 북한이 대사관 건물을 계속 사용하는 배경 중 하나로 꼽았습니다.
이어 북한이 대사관 건물을 반환하지 않고 있는 이유에 대해 프놈펜 외교가에서는 북한 외교부가 새 건물을 마련할 자금이 부족해서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맥퍼슨 기자는 이제 과거와 달리 한국과 캄보디아 관계가 더 긴밀해졌지만 여전히 몇몇 장소가 북한과 캄보디아 간 친밀했던 과거를 간직하고 상기시키고 말했습니다.
파피 맥퍼슨 기자: 캄보디아 정부는 많은 원조 제공에 투자 기업도 진출한 한국을 더 선호합니다. 북한 식당과 북한 대사관, 그리고 건설중인 왕코르와트 북한 박물관 정도가 과거 흔적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그는 특히 북한 대사관이 그 동안 국왕의 생가라는 역사적 건물로 기억되기보다는 각종 추문에 휩싸이는 등 골치거리로 떠올랐다고 평가했습니다.
북한은 1996년 위조달러 유통 사건으로 기소된 전 일본 적군파 요원 다나카 요시미를 대사관 차량으로 베트남으로 출국시키려다 캄보디아 당국에 적발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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