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이 새해부터 주민들에게 반미 계급교양관을 참관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 암살소재를 다룬 미국 코미디 영화 '인터뷰' 때문에 취해진 조치라고 하는데요.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이 새해벽두부터 반미선전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복수의 소식통들이 알려왔습니다.
평안북도 지방의 한 사무원은 "새해전투가 시작되자마자 상급 당에서는 각 기관, 기업소별로 계급 교양관 참관 을 지시했다"면서 "1월에 각 조직별로 무조건 두세 번씩 참관하라고 강요하고 있다"고 11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과거엔 6월25일이나 7월 27일 등 한국전쟁과 관련된 특정한 날에 참관하도록 되어 있었지만, 올해는 특별히 새해벽두부터 반미교양을 서두르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습니다.
북한은 2010년까지 각 도, 시 군, 노동자구, 리 단위까지 반미계급교양관을 다 꾸렸습니다.
김일성 김정일 시대에는 계급교양관이 신천박물관을 비롯해 몇 군데밖에 안됐지만, 김정은 후계자 시절부터는 전국으로 확산됐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입니다.
이 계급 교양관에는 지난 6.25전쟁 시기 미군과 한국군이 북한 점령지역에서 자행했다는 각종 자료를 진열해놓고 있는데, 특히 미군 한 개 중대가 신천땅에서 3만5천명의 주민을 학살했다는 북한의 일방적인 주장을 버젓이 전시해놓고 있습니다.
소식통은 북한당국이 반미교육을 갑자기 강화하는 이유에 대해 "주민들은 미국이 반동영화를 만들었기 때문이라고 알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공교롭게도 김정은 제1위원장이 지난해 11월 25일 신천박물관을 참관하고, "천만군민을 반미대결전에로 힘있게 불러일으키기 위해 신천박물관을 찾아왔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한 바로 전날 미국의 소니 영화사가 해킹 당했습니다.
함경북도 지방에서 연락이 닿은 또 다른 무역업자도 "보위부에서 반동영화가 밀수로 들어올까 봐 상당히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며, "내부에 최고 수뇌부를 모독하는 반동영화를 들여올 경우, 엄벌에 처한다고 선포했기 때문에 사람들은 영화 얘기는 꺼내지도 못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은 미국에서 김정은 암살 소재를 다룬 코미디 영화가 나오자, '최고 존엄에 대한 특대형 도발'이라고 강력 반발하며 이를 제작한 소니 영화사를 해킹 공격했다가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될 상황에 몰리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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