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 고위층 간부들이 자녀들을 서해북방한계선(NLL)과 같은 군사적 충돌위험지역에 군대 보내지 않고 빼돌리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개성공단 폐쇄 등으로 북한의 군사적 도발 우려가 깊어지는 가운데, 북한 고위층 간부들이 자녀를 위험지역에 보내지 않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중국을 방문 중인 한 북한 주민은 "고위 간부들의 머리 속에는 서해 지역은 분쟁지역이라는 고정관념이 자리잡고 있다"면서 "그 때문에 자녀들을 그 지역으로 군대 보내지 않고 동해나 후방으로 빼돌리고 있다"고 12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이 소식통은 "얼마 전 김정은 경호를 담당한 호위총국의 한 간부는 서해 8전대 가기로 되었던 아들을 동해로 빼돌렸다"면서 "서해는 분쟁지역이기 때문에 아들이 잘못 될 수 있다는 친척들의 말을 듣고 손을 썼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서해 8전대와 9전대 해군과 황해남도 전방 4군단 병사들을 보면 대부분 노동자 농민의 자녀들이라면서 이런 부대에 고위 간부 자식들이 없는 게 이상하게 볼 일이 아니라고 부연 설명했습니다.
북한군 서해함대 사령부 산하 8전대와 9전대는 서해북방한계선을 지키는 해군부대로, 1999년과 2002년 벌어진 두 차례의 서해교전에서 수십 명의 사상자가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소식통은 "서해 해군뿐 아니라 4군단도 간부들이 자식들을 군대 보내려고 하지 않는 부대로 꼽힌다"면서 "2010년 11월 연평도 포격전 때 남한군이 쏜 포탄에 적지 않은 인명피해가 발생한 곳으로 소문났기 때문에 간부들이 기피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김정은이 최근 '무력으로 조국통일을 하겠다'고 호전적으로 나오기 때문에 간부들도 마음을 졸이고 있다"면서 "올해 4군단에 배치되는 신입병사 구성을 살펴보면 잘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남포시의 한 소식통도 "시당 간부 정도만 해도 서해나 4군단에 자식들을 보내지 않는다"면서 "적당한 후방으로 뽑아 입당시킨 다음 대학으로 뽑는다"고 말했습니다.
이 소식통도 "서해와 달리 동해에서는 지금까지 단 한번의 군사적 충돌도 일어나지 않았다"면서 "간부들이 자식들을 왜 동해에 보내려고 하는지 그 이유를 알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군대 나간 간부자녀들은 부업을 구실 대고 뻔질나게 귀가한다"면서 "어떤 간부 집 자녀는 1년 치고 절반 이상 집에서 놀아 자택병사라는 별명도 생겼다"고 전했습니다.
개성공단 폐쇄 등으로 북한의 도발 가능성이 점쳐지는 가운데, 한국군은 북한이 서해북방한계선 침범이나 미사일 발사와 같은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경계를 강화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편, 북한 박영식 인민무력부장은 12일 백두산에서 열린 김정은 충성결의 대회에서 "공화국의 자주권을 조금이라도 침해한다면 원수들을 씨도 없이 모조리 죽탕쳐 버리겠다"고 위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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