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제1중학교, 사이버 테러전사 모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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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이 영재들을 키우기 위해 1980년대 중반에 설립한 제1고등중학교가 지금은 사이버 전사들을 양성하는 모체가 됐습니다. 이 학교를 졸업한 학생들은 정찰총국에 소속되어 사이버 테러에 종사하지만, 죄의식을 느끼지 못한다고 합니다.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제1고등중학교 세운 덕을 지금에야 보고 있다"고 한다.

북한의 사이버 전문 부대인 정찰총국 사정에 밝은 한 소식통은 최근 자유아시아방송과의 전화통화에서 이 같이 밝혔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이 소식통은 "얼마 전 정찰총국에서 근무하는 한 전투원이 휴가차 집에 와서 1고등중학교 졸업생들이 정찰총국 사이버부대 주체라는 이야기를 했다"고 밝혔습니다.

소식통에 따르면 해당 정찰총국 전투원의 나이는 현재 30대로, 지난 1990년 말에 평양 제1중학교를 졸업했습니다.

수재로 소문났던 이 학생은 1고등중학교를 졸업한 다음 곧바로 인민군에 입대했고, 5년 뒤에는 노동당에 입당하는 동시에 어디론가 종적을 감추었다는 겁니다.

하지만, 이후 정찰총국 전투원이 되어 나타난 이 학생은 그동안 대학에서 컴퓨터를 공부했고, 지금은 정찰총국 부대에서 근무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북한 정찰총국에서도 사이버 전투원들에 대한 기대와 관심이 상당히 높다"면서 "몇 년 전 정찰총국이 컴퓨터를 이용해 남한의 전산망을 뚫고 들어간 사실이 있는데, 그 일이 있은 다음 남조선 주요 텔레비전 방송과 신문은 물론, 남한 정부가 혼란에 빠진 것을 보면서 상부에서도 아주 효과적이라고 간주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몇 년 전부터 있은 남한 정부기관과 금융전산망에 대한 사이버 테러가 북한 정찰총국의 소행이라고 한국 정보당국이 발표하긴 했지만, 북한 내부에서 이를 인정하는 말이 나온 것은 이례적입니다.

북한 정찰총국 지휘부도 "우리가 제1고등중학교 세운 덕을 지금에야 보고 있다"며 상당히 흡족해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제1고등중학교는 김일성 주석이 1984년 소련 및 동유럽 공산권 국가방문을 마치고 돌아와 "수재교육을 따로 시키라"고 지시한 다음 세워진 영재교육기관입니다.

이 학교에는 북한에서 뛰어난 학생들이 시험을 통해 입학할 수 있으며, 졸업 후에는 대부분 김일성종합대학과 국방대학, 미림자동화대학 등 명문대에 진학할 수 있습니다.

북한은 한미 군사력에 대비한 비대칭 전력을 키우기 위해 제1고등학교 출신들을 정찰총국과 121사이버 부대에 받아들이고 미국과 한국 정부, 국제 금융전산망을 해킹하는 '해적'으로 양성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은 이러한 해적행위에 대해 죄의식을 전혀 느끼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평양 제1고등중학교 사정에 밝은 평양출신 탈북자는 "북한당국이 어려서부터 한국과 미국은 무조건 때려 부숴야 할 철전지 원수라고 가르치고 있기 때문에 이들은 남의 나라에 해를 끼치거나 외국은행 전산망 해킹해 돈을 꺼내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