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에서 석탄이 달러벌이 주력상품이 되면서 수요가 급증했지만, 설비 노후와 자원고갈로 생산에서 애를 먹고 있다고 합니다.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당국이 석탄생산을 늘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현지 탄광에서는 사건사고가 빈발하고, 자원이 고갈상태에 빠졌다고 복수의 북한 현지 주민들이 밝혔습니다.
얼마 전 평남도 안주지방을 다녀왔다는 양 모 주민은 "석탄을 너무 캐서 이제는 더 이상 캘 탄이 없다고 안주 탄광 노동자들이 이구동성으로 말하고 있다"면서 "안주 탄광은 이미 서해바다 밑으로 50리 이상 뚫고 들어간 곳이 적지 않다"고 17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말했습니다.
안주지구 탄광연합기업소의 실례를 들면서 소식통은 "안주에서 가장 큰 탄광으로 알려진 입석탄광에서는 지난해 11월 중순에 한 개 중대가 굴착작업을 하다가 수원지를 잘못 건드려 전부 몰살되는 사고도 발생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북한당국이 무차별적으로 석탄 생산에 매달리면서 안전수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아 탄광에서 대형사고가 발생했는데도 탄광당국은 소문이 나지 않게 덮어버렸다고 이 주민은 설명했습니다.
석탄 수출을 전담한 북한 무역당국이 현지에 틀고 앉아 '최고사령관 명령'을 들먹이며 석탄을 내라고 탄광 간부들을 호되게 몰아세우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에서 석탄은 '검은금'으로 불릴 만큼 외화벌이 효자품목이 되고 있습니다.
한국무역협회 통계에 따르면 북한이 2013년 한 해 동안 중국에 수출한 석탄량은 1천650만톤으로, 금액상으로는 미화 13억7천여만 달러에 달했습니다.
이는 지난 2010년에 비해 4배나 증가된 량으로 광물 외에 팔 것이 별로 없는 북한에서 앞으로 석탄 수출은 더 늘어날 것으로 한반도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습니다.
북한 탄광에서는 새로운 매장지를 찾아 탄부들을 내몰고 있지만, 노동도구도 변변치 않아 탄부들은 수굴작업(손으로 뚫는 작업)에 매달리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함경남도 고원지방의 또 다른 주민도 "사람들이 착암기 앞에 붙이는 정머리를 중국에 밀수하느라 도둑질해가면서 탄광 동력직장에 정머리도 변변히 없다"면서 "오히려 탄광에서는 장마당에 나가 정머리를 사다 써야 할 형편"이라고 장비 열악함을 꼬집었습니다.
무차별적인 산림 도벌로 탄광에 공급되는 갱목도 크게 줄어들면서 동발을 규정보다 적게 세우다보니 갱이 붕괴되는 사고가 빈발하고 있다고 그는 지적했습니다.
북한에서 석탄은 수출용뿐 아니라, 이른바 주체비료를 만드는 공업용으로도 사용되고, 평양시를 위한 난방용으로 전용되면서 일반 주민들은 톤당 30달러의 비싼 값으로 겨우 사다 때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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