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 당국 ‘조선족 목사 피살’ 조사 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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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4월 30일 중국 장백에서 탈북자를 돕던 한 조선족 목사가 북한 보위부 요원들로 추정되는 괴한들에게 피살된 사건이 발생해 중국 당국도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양강도 혜산시와 마주한 중국 장백에서 탈북자와 북한 주민을 돕던 장백교회 한충렬 목사가 피살되어 이 지역 주민들이 충격에 빠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2일 자유아시아방송과 연락이 된 현지 사정에 밝은 소식통은 "중국 공안당국도 한목사의 피살사건 조사에 착수했다"면서 "한 목사 아내를 비롯해 교회 관계자들을 조사하고 돌려보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 중국 공안이 지금 거기 수색도 하고 있고 그러다 보니까, 장백교회가 완전히 침묵에 빠지고, 공안이 목사님 사모님을 데려다 어떻게 했는지 모르겠는데...

소식통은 "한 목사 피살 사건으로 현재 장백교회는 침통한 분위기에 빠지고, 교민들은 큰 상실의 아픔을 겪고 있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한국언론은 한충렬 목사가 4월 30일 밤 8시경 북한 보위부 요원들로 추정되는 괴한들에게 주변 야산으로 끌려가 살해당했다고 목격자의 증언을 토대로 2일 보도했습니다.

소식통은 "하지만, 중국 언론은 한 목사 피살사건을 다루지 않고 있다"면서 "한 목사가 중국 공민이기 때문에 중국 당국의 발표가 있어야 하지만, 북한과 관련된 사안이라 민감하게 대처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습니다.

중국 내 소식통들은 한 목사가 북한 보위부의 지속적인 살해위협을 받아왔기 때문에 이번 범행의 배후세력으로 북한을 지목하고 있습니다.

이번 사건에 대해 잘 아는 소식통은 "한 목사는 지난 1990년대부터 먹을 것을 구하러 도강한 탈북자들을 도와주었고, 중국을 방문한 북한 사람들에게 옷과 생활비도 제공하고 성경도 가르쳐주어 돌려보내 북한 보위부가 눈엣가시처럼 여겨왔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 장백교회 경우에는 지금 수년째 북한 양강도 보위부와 계속 기싸움을 했던 곳입니다. 북한 보위부가 교회 인도자 4명에 대해서는 자기들이 무조건 죽인다고 공언을 했어요.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한충렬 목사의 행동을 '체제 전복'행위로 보고 지속적으로 위협했고, 지난 2014년 11월에는 50대의 장백교회 전도사 한 명을 양강도 혜산시 보위부로 납치해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는 "장백교회를 거쳐간 북한 방문자들 가운데는 보위부 스파이도 여럿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이들을 통해 북한이 한 목사에 대한 자료를 확보하고, 테러 계획을 세웠을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평소 한충렬 목사에게 개인적으로 한을 품었던 사람이 없었다는 점과, 그리고 한목사의 목에 난 치명상은 살인 교육을 전문 받은 특수부대원이 저지른 짓과 같다"고 말했습니다.

장백교회는 지난 1991년 문을 열었으며, 1990년대 중반 북한의 대 아사기간에는 먹을 것을 찾으러 탈출한 탈북자들을 적지 않게 도와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