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에서 시장경제를 좌지우지하는 신흥부자들이 최근 김정일 경호부대 건물도 사들이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들은 북한에서 최고 '특급비밀'시설로 알려진 호위국 건물을 살림집으로 개조해 되판다고 하는데요,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에서 돈주들의 부동산 투자가 활기를 띠는 가운데, 지난 4월초에는 김정일 경호부대 건물이 전격 매각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통한 북한 소식통은 "지난 4월 초에 평양시 중구역 경흥동 일대에 자리 잡은 호위국 건물이 40만~50만 달러에 경매에 붙여졌다"면서 "초대소와 회의실 등을 놓고 돈 주들이 가격 경쟁을 벌였다"고 15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에 따르면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이후 그의 호위를 맡았던 부대가 전격 해산되자, 호위사령부가 빈 건물을 매각하기로 했다는 겁니다.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을 경호하는 부대가 새로 조직되면서 기존 부대가 해산됐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입니다.
그는 "요즘 돈주들이 은근히 이런 건물에 투자하려고 눈을 밝히고 있다"면서 "이들은 겉으로 드러나지 않고 기관 기업소 명의로 건물을 사들이고, 개조해 팔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과거 김일성 김정일 시대에는 호위총국 시설은 '1호 사업' 비밀로 분류되어 시설이 비게 될 경우, 호위사령부가 헐어버리거나 다른 유사기관에 이양했지만, 지금은 개인들에게 개방한다는 설명입니다.
김 씨 일가 경호부대 비밀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북한에서 호위총국 건물이 매각되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으로 보입니다.
소식통은 "이번 일이 있기 전에도 용성구역과 보통강 구역에 있던 호위총국 건물이 몇 채 더 팔려나갔다"며 "보통강구역에 위치한 3층짜리 초대소는 1~3층까지 한 가정이 사용하도록 개조되어 5만 달러에 팔렸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평안북도 국경지방의 소식통도 "김정은이 개인들이 가지고 있는 자금에 대해 출처를 따지지 말고 아파트 건설에 투자하게 하라고 지시했고, 이윤도 최대한 보장해주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습니다.
김 제1위원장의 이러한 지침이 말단까지 전달되면서 부동산에 민간자본이 투자되기 시작했는데, 돈주들의 부동산 투자는 현재 북한의 시장경제를 견인하는 주요 요소로 자리 잡았습니다.
소식통은 "지금 중앙의 요구는 아파트 건설에 개인 돈을 적극 활용하라는 것"이라며, "이 때문에 수도에 건설되는 방침 대상 아파트도 대부분 개인들이 투자한 돈으로 짓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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