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전력난에도 발전소 공사 지지부진

앵커: 북한 양강도 지방에 건설되는 백두산선군청년발전소가 착공한 지 10년이 넘도록 거북이걸음을 하자 주민들 속에서 조롱거리가 되고 있습니다. 건설을 담당한 청년동맹이 맥을 추지 못한다는 비난도 나오고 있다고 하는데요.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중앙TV에 자주 등장하는 백두산선군청년발전소가 주민들의 비난거리가 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최근 연락이 된 평안남도 평성시의 한 주민은 "얼마 전에 텔레비전을 보다가 선군청년발전소 소식이 나오자 모여 있던 주민들 속에서 조롱거리가 되었다"면서 "손자가 시작한 발전소를 할아버지가 돼야 덕을 보겠는지 모르겠다"고 23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말했습니다.

그는 10년 전 발전소 공사를 책임지고 나갔던 한 청년동맹 간부를 거론하면서 "그 사람이 평양에 들어온 지도 옛날인데 아직까지 발전소를 짓는다"면서 "조그만 발전소 하나도 제대로 짓지 못하면서 무슨 위성대국인가?"라고 반문했습니다.

최근 북한에 농사철이 되면서 도시 전기를 모두 농촌으로 집중한 결과, 개인집에 정전이 되었는데도 발전소 보도가 나오자 주민들이 짜증을 냈다는 반응입니다.

양강도 백암군에 위치한 백두산선군청년발전소는 2002년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발기로 착공식을 가졌습니다.

500만 명의 막강한 젊은 인력을 거느린 북한 청년동맹은 "발전소 건설을 2012년까지 무조건 끝내겠다"고 장담하고 전국의 청년들을 대거 동원시켰습니다.

하지만 이 평성 주민은 "2011년에 완성됐다고 떠들던 1호발전소 언제치기를 아직까지 한다고 텔레비전에서 보도하니 어느 것이 진짜인지 헷갈린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처음에 발전소를 짓겠다고 허풍을 떨었던 청년동맹 간부들도 전부 다 모두 중앙당이나 군부의 요직으로 자리를 옮겼다"면서 "발전소가 하도 오래 건설되다보니 간부들도 세대교체가 되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지난 80년대도 사로청(청년동맹 전신)이 북부내륙선 철길을 닦는다고 10년씩 붙들고도 부실하게 해서 비난을 들었는데, 이번에도 제대로 하는 게 없다는 비난을 듣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양강도 출신의 한 탈북자는 "원래 선군청년발전소 자리는 부식된 암반지역이어서 언제(댐)의 물이 자꾸 샌다"면서 "그나마 장마 때는 물이 언제에 채워지면 수압을 이기지 못해 댐이 붕괴될 까봐 걱정하는 골칫덩이"라고 말했습니다.

청년동맹이 공사기일을 단축하느라 날림식으로 언제치기를 한 결과 발전소 아래 지구에 사는 주민들은 항상 붕괴위기에 떨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사실이 이러한데도 북한 중앙텔레비전은 얼마 전에도 선군청년발전소 건설 소식을 또 전하기도 했습니다.

북한중앙TV: 북방의 엄혹한 자연 지리적 환경 속에서도 백두산선군청년 돌격대원들은 언제 콘크리트 치기를 다그치고 있습니다.

양강도 지방과 연락하는 이 탈북자는 이 북한 텔레비전의 보도와 달리 현재 공사장의 청년들은 배고픔과 고된 노동을 참지 못해 대부분 집으로 도주하고, 지금은 적은 인원으로 겨우 버티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