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방북 외국인 상대로 외화벌이 진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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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과거 선전 차원에서 무료로 개방됐던 평양시의 주요 관광지들이 김정은 체제에 들어서는 외화벌이 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최근 북한이 평양시내 주요 관광지들에 입장료 제도를 실시하면서 외화벌이에 진력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근 평양을 방문했던 중국 심양시의 한 주민은 "평양에 머무르는 동안 주체사상탑과 동명왕릉 등을 돌아보았다"면서 "평양의 관광지들도 중국처럼 입장료 제도를 실시해서 놀랐다"고 24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소감을 전했습니다.

앞으로 평양에 다시 갈 계획이 있다는 이 중국인은 이름을 밝히지 않는다는 전제로 "평양의 식당이나 관광지, 상업시설 모두 중국 돈과 달러로 이용이 가능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북한이 고구려의 시조 무덤이라고 주장하는 동명왕릉도 돌아보았다"며 "동명왕릉은 입장료가 3달러가량 했고, 제당 안에는 기부함까지 놓여 있었다"고 덧붙였습니다.

계속하여 그는 "중국이 개혁 개방하면서 베이징의 고궁, 천안문, 만리장성 등에 입장료제를 실시해 큰 수입을 올렸는데, 이제 평양도 그렇게 하려는 분위기로 보였다고 말했습니다.

동명왕릉을 참관할 당시 그는 왕릉 제당 앞에 기부함도 설치돼 있었다면서 기부함에 얼마를 넣어야 하는 가고 묻자, 안내원이 "돈을 넣고 소원을 빌면 그 소원이 이루어지는데, 돈을 많이 넣으면 넣을수록 소원성취 확률이 높아진다"고 말했다며 "평양사람들도 이젠 상술에 눈을 뜨기 시작했다"고 우스갯소리를 했습니다.

또 그는 동명왕릉에 들어가도 되는 가고 안내원에게 묻자, "벽화의 탈색을 막기 위해 내부 진입을 허용하지 않는다"면서도 "정 들어가겠으면 미화 100달러를 내면 들어가 볼 수 있다"고 말해 비싸서 그만 두었다고 덧붙였습니다.

며칠 전 평양을 방문한 적이 있는 또 다른 중국인도 "과거 웬만한 관광시설들을 무료로 봤는데 지금은 평양에 공짜로 가볼만 한 곳이 별로 없다"고 전했습니다.

특히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수만 명의 군인을 동원해 건설한 평양민속공원도 입장료를 받는 등 전 방위적인 외화벌이에 나선 것으로 보입니다.

이 중국 방문객은 "평양민속공원에 들어가는데 입장료로 미화 30달러 이상 냈는데, 평양에서 관광지 치고 제일 비쌌다"고 반응했습니다.

연건평 200정보의 부지에 건설된 평양민속공원은 과거 고조선시대 유적으로부터 시작해 현재까지의 창조물을 여러 가지 조형물로 조성한 것으로 북한은 '5천년 역사의 축도 판'이라고 자랑하고 있습니다.

최근 개성공단 폐쇄와 북중 무역교역 감소로 외화난에 쪼들리고 있는 북한이 외국 관광객을 상대로 안방에서 외화를 챙기려는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