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만성적인 전력 사정으로 북한에서 열차가 제대로 운행되지 못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개인들이 운영하는 벌이 버스들이 열차보다 3배 이상 빠르게 다녀 교통난을 풀어주고 있다고 합니다.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의 만성적인 교통난을 벌이버스들이 해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에서 중국 길림성 지방에 나온 방문자 한 씨는 "개인들이 움직이는 벌이 버스로 신의주에서 청진까지 가는데 이틀 정도 걸린다"면서 "전기가 없어 신의주-청진행 열차가 한 주일에 한번 정도 다니는 데 버스는 닷새나 빨리 달린다"고 2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최근 모내기철을 맞아 발전소 전력이 농촌으로 집중된 결과, 북한 열차들이 제대로 다니지 못하기 때문에 바쁜 여행객들과 상인들은 주로 벌이 버스를 이용하고 있다는 겁니다.
하지만, 신의주에서 청진까지 운행되는 직행 버스가 없어 승객들은 먼저 평성까지 버스를 타고 거기서 청진으로 가는 버스를 갈아타야 합니다.
이처럼 평성시는 함북도선과 양강도선, 황해도선 등 전국 각지로 뻗어가는 버스 노선이 있는 경유지로, 북한에서는 이미 10년 전에 이러한 교통망을 형성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 씨는 "국가에서는 고속버스를 운행할 여력이 없어 감히 손을 대지 못하고 있는데, 이 교통망은 2000년대 초에 돈 있는 개인들이 벌이 버스 사업을 시작하면서 자연적으로 생긴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벌이버스는 장사 목적으로 다니기 때문에 사람과 짐 수량에 따라 돈을 받아 한 사람당 보통 10만원에서 20만원까지 돈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편, 자강도에서 도매업으로 생계를 이어가고 있는 방모 주민도 "장거리 버스들은 2층으로 된 것도 있는데, 이 버스는 장사 짐을 천정과 좌석 아래 트렁크에 싣고, 사람들은 영화를 보거나 노래도 부르며 갈 수 있다"며 쾌적함을 자랑했습니다.
이는 중국의 성과 성 사이를 다니는 침대식 고속버스를 모방한 것으로, 북한의 벌이버스 사업은 당초 중국과 연계가 있는 사람들이 도입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주민은 "벌이버스들은 대당 가격이 보통 1만 달러로, 중국에서 운행되던 중고 버스를 개인들이 들여다가 국가 기업소에 등록시켜놓고 운행한다"면서 "부속품과 휘발유는 일체 주인이 대고 이익금의 일부를 기업소에 바치는 식이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북한 당국이 노래방이나 합의제 식당 같은 영업소들은 자본주의 풍을 확산한다고 폐쇄시켰지만, 벌이 버스만은 손대지 못하고 있다"면서, "교통난으로 인한 주민들의 불만이 가장 큰 요소이기 때문에 통제 못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그는 "벌이버스나 대형 트럭으로 장사하자면 '뒤를 봐주는 빽'이 든든해야 한다"면서 "힘없는 사람이 버스를 움직이다가는 하루아침에 회수당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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