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최근 북한이 국가기밀에 해당하는 강연자료나 학습자료 유출을 막기 위해 컴퓨터와 기억기, 프린터에 대한 단속을 부쩍 강화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컴퓨터와 기억기(디지털 전자 기억장치) 등 전자 매체들이 대량 유입되면서 비밀 유출을 막아야 하는 북한 간부들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습니다.
최근 연락이 닿은 한 평안남도 지방의 한 소식통은 "당적으로 하달되는 기요문건 관리를 엄격히 하라고 지시가 연방 내려와 아래 간부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고 5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그는 "영상 자료로 내려온 1호 영상물도 함부로 기억기에 담아 유출하지 못하게 통제되고 있다"면서 "기요문서 관리를 당 총무부가 책임지고, 관리하도록 엄격한 질서를 세우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최근 노동당 선전선동부가 김정은 우상화에 필요한 각종 강연 자료와 영상자료들을 무더기로 내려 보내, 이 자료들을 관리해야 하는 간부들의 일손도 바빠졌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입니다.
북한이 전자매체를 통한 기밀문서 유출에 바짝 긴장하는 이유는 디지털화 된 전자문서를 USB, 즉 전자기억기에 통째로 복사해 탈취하는 현상이 나타나기 때문으로 해석됩니다.
이에 따라 북한은 기밀문건이 든 기억기의 경우, 자료를 이용한 후 정확히 회수하도록 하고 전시에는 물리적으로 파괴하라고 내부지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자료를 실수로 유출한 간부에 대해서는 당적, 행정적으로 6개월 이상 무보수 노동에 처하고, 심한 경우, 해임 철직시키는 등 물리적 제재도 가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 소식통은 "현재 중국에서 노트컴(노트북)과 탁상용 컴퓨터(데스크탑), 기억기가 많이 들어가고 있는데, 이 가운데 군대와 당 기관에 보급되는 전자기기가 집중 조치대상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한편, 북한당국은 기밀자료들을 내부 전산망을 통해 전송할 경우, 노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 여전히 종이로 인쇄된 이동식 문서를 배포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근 중국에 체류 중인 남포시 주민은 "당 기관과 보위부에서 공장, 기업소에 배포되는 이동식 문서의 복사를 막기 위해 프린터 관리를 엄격히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 주민은 "프린터는 각 단위 초급당비서가 책임지고 관리하고 있다"며, "당비서가 프린터가 보관된 방의 열쇠를 보관하고 있어 아무나 이용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당 간부들이 프린터를 직접 보관하는 이유에 대해 소식통은 "삐라나 전단지 등 반체제 유인물을 찍을 우려가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북한 당국은 단위 책임자의 이름이나 성격까지도 모두 비밀이라고 엄단하는 등 김정은 체제 들어 내부 단속을 부쩍 강화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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