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이 요즘 해외 인력수출에 부쩍 공을 들이고 있는 가운데 일부 신체검사에서 불합격된 주민들이 뇌물을 주고서라도 외국에 가려고 애를 쓰고 있습니다. 하지만, 해외근무를 마치고 돌아온 노동자에게서 외화를 뜯어내기 위해 북한 간부들이 비판서를 강요해 불만의 대상이 되고 있다고 하는 데요,
자세한 소식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양시 중앙병원 사정에 밝은 한 북한 주민은 "요즘 외국 나가는 바람이 불면서 일부 사람들 속에서는 신체검사를 위조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며 "(북한 내부에서)돈벌이가 시원치 않아 외국에 한탕 나갔다 오려는 주민들이 많아졌다"고 얼마 전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그는 "노동자 파견 권한을 가진 대외봉사총국과 은하총국, 경공업성 등에서 사람들을 대거 모집하고 있는데, 그 가운데는 신체검사에서 불합격 된 사람들이 뇌물을 주고 합격도장을 받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에서 외국 파견 근로자에 대한 신체검사는 평양 제1병원과 제2병원에서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북한 주민은 "얼마 전 중동과 아프리카에 파견되는 대외건설총국 노동자 가운데 키가 작아 불합격된 사람들이 키를 늘리는 방법으로 신체검사에서 통과됐다"면서 "외국에 파견되는 남자의 경우 키가 165cm 이상, 식당 접대원(서빙)으로 나가는 여성은 160cm 는 되어야 하지만, 일부 키가 작거나 몸에 질병이 있는 사람들도 병원 측과 사업(작당)해서 나가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모잠비크, 나미비아, 세네갈 등 아프리카 나라들에 대형 조형물을 건설해주고 외화벌이를 하는 만수대해외사업부 근로자들 속에도 이러한 사례가 적지 않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현재 북한은 남자는 30세 이상 결혼을 한 사람에 한해 외국에 내보내고 있고, 여성의 경우에는 출신성분을 철저하게 검사하고 최종 출국도장을 찍어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노동자들을 내보내던 북한 간부들은 근로자가 근무를 마치고 돌아오면 비판서를 무작정 씌운다면서 어떤 사람은 무려 한 달 이상 당위원회와 보위부에 가서 비판서를 쓰게 된다고 이 주민은 말했습니다.
외국에 파견됐던 근로자들은 "해당 나라에 가서 철저하게 제한된 구역에서 일하고, 하루 일이 끝나면 기숙사에서 나가지도 못했는데, 뭘 잘못했다고 비판서를 자꾸 쓰라고 하는지 모르겠다"면서 "비판서를 적게 쓰자면 뇌물을 많이 고여야 한다는 말이 공식처럼 돼버렸다"고 불만을 터놓고 있습니다.
러시아에 파견됐다가 탈북한 한 벌목공 출신 탈북자도 러시아로 들어오는 신체검사 과정에도 많은 돈이 오간다고 말합니다.
러시아출신 탈북자: 병이 있으면 규정상 안 되는데, 또 들어오려고 사람들이 노력하면 들어오지요, 돈을 주면 정상으로 만들어주고 하니까...
러시아에 파견된 북한 노동자들은 "당 위원회와 보위부가 트집을 잡아 비판서를 쓰게 하는 것도 다 자기들이 먹고 살기 위해 하는 놀음"이라면서 어렵게 번 돈을 뜯어내는 간부들을 대놓고 비난하는 주민들의 불만이 예전과 같지 않다고 그는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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