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얼마 전에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새로 개건한 평양기초식품공장을 방문한 사실이 있지요. 그런데 미화 수십만 달러를 들여 개건한 이 공장은 김 제1비서가 돌아볼 때만 '반짝' 가동했다고 합니다.
자세한 소식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 6월 7일 김정은 제1비서는 평양시 선교구역에 있는 평양기초식품공장을 방문한 바 있습니다.
북한 중앙TV: 평양기초식품공장은 노동자들의 희한한 궁전, 노동당시대의 맛이 나는 공장, 애국주의가 차 넘치는 공장이라고 하시며...
하지만, 이 공장 맛내기 간장 생산공정은 김 제1비서의 현장시찰을 위해 잠시 가동시켰던 보여주기식(전시행정)이었다고 공장 사정에 밝은 한 북한 주민이 최근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중국에 체류 중인 이 주민은 "평양시가 김정은의 현지지도를 받기 위해 이 공장을 본보기 공장으로 지정하고, 작년부터 거액의 외화를 들여 탁아소와 문화회관, 맛내기 생산공정 등을 새로 꾸렸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에 따르면 평양시당 책임비서 문경덕은 이 공장 개건확장 공사(리모델링)를 직접 지도했고, 중국에서 타일과 건자재를 사들여오는 데 적어도 수십만 달러를 쏟아 부었습니다.
이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평양시 당국은 중국에 나가 있는 무역 지사들에 자금 조달을 지시했고, 평양시 각 세대별로 지원물자를 걷었다고 그는 지적했습니다.
더욱이 평양시당국은 김정은 제1비서에게 보여주기 위해 중국에서 맛내기 원료 1톤을 들여왔고, 김 제1비서가 공장에 오기 몇 시간 전부터 맛내기 공정을 가동시켰다는 것입니다.
당시 김 제1비서는 이 공장이 무인화 자동화를 실현한 본보기 공장이라고 치하하고 온 나라가 따라 배우라고 지시했다고 북한 TV는 보도했습니다.
하지만, 이 보도를 본 평양 주민들의 반응은 이외로 냉소적이었다고 합니다.
평양시민들은 1호 행사 한번 하기 위해 실제로 돌아가지도 않은 공장에 너무 많은 외화를 쓸 필요가 있냐면서 '온 나라 인민들이 다 아는 사실(가동되지 않는 공장)을 왜 그이(김정은)만 모를까'고 김 제1비서를 우회적으로 비웃었다고 그는 전했습니다.
특히 시당 책임비서 문경덕은 공사장에 나와서는 "타일 장식이 현대적 미감에 맞지 않는다, 까고 다시 붙이라"고 지시해 붙인 지 몇 시간도 안 되는 타일을 모두 떼고 다시 붙인 적도 있다면서 '아첨꾼들의 지시 한마디에 쓸데없이 외화를 낭비한다'고 시민들이 아쉬워했다는 것입니다.
이 공장은 김정은 제1비서가 돌아간 다음 원료와 전기 부족으로 다시 가동을 멈추었고, 거액을 들여 건설한 공장은 결국 '전시용'으로 남게 됐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중국을 방문 중인 다른 북한 주민도 "지금 원료와 전기가 부족해 북한에서 돌아가는 공장이 몇 개 안 되는데, 어떻게 김정은이 돌아보는 공장들만 잘 돌아가겠는가"며, "최근에 보도되는 김정은의 현지지도 대상들이 사실과 다르게 포장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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