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농민, 장마 덕에 흉작 근심 덜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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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으로 확대되는 장마전선의 영향으로 올해 가뭄으로 인한 농작물 피해 우려가 크게 줄어들고 있습니다. 하지만, 산비탈 소토지와 협동농장 농사는 크게 기대할 상황은 아니라고 합니다.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의 전반적 지역에 비가 내리기 시작하면서 농민들이 안도의 숨을 쉬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함경북도 회령 지방 주민들과 연락하고 있는 양모 씨는 "최근 비가 끊이지 않고 내려주어 농작물이 되살아나고 있다"며 "망할 줄 알았던 올해 농사에 희망이 보인다"고 24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양씨 주민: 농작물은 작황이 완전히 죽은 게 아니라, 좀 괜찮고 경제적으로 힘 있는 단위의 농사는 좀 괜찮고요.

그는 "오늘 밤에 함경남북도 지방에 비소식이 또 있다"면서 "비와 일조량(해비침률)이 조화롭게 보장돼 농작물 생육에 도움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북한 조선중앙방송도 24일 "저기압골의 영향으로 대부분 지방에서 흐리고 강원도와 평양시, 황해남북도 등 지방에서 오전과 밤에 비가 내리겠다"고 보도했습니다.

이 같은 단비로 현재 함경남북도를 비롯한 동해안 지역과 북부 지방의 평야 농사가 호전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소식통은 "특히 개인농들이 다루는 소토지와 포전담당제 밭의 상황은 괜찮다"고만 말하고, "협동농장과 비탈밭 농사는 기대할 것이 못 된다"고 덧붙였습니다.

초봄부터 극심한 가뭄이 지속되었기 때문에 강냉이들의 발아률(싹트임)이 크게 떨어져 성장기를 놓쳤다고 그는 언급했습니다.

협동농장 농사의 경우에도, 경제력을 갖춘 농장은 비료를 제대로 투입해 곡물의 상태가 괜찮지만, 열악한 처지에 있는 농장의 경우에는 소출이 크게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는 게 소식통의 예상입니다.

북한의 협동농장들도 독립채산제를 실시한 결과 힘이 있는 농장은 비료와 농기계들을 자체로 해결해 농사지어 예상 수확량을 기대할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5년 전에 한국에 입국한 탈북자 한 씨도 "7월 3일까지만 해도 함경북도에 비가 오지 않아 10대 소년이 두만강을 건너올 만큼 물이 적었다"면서 "그때까지 강물이 적었다는 건 그만큼 북부 지방 가뭄이 심각했다는 증거"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현재 장마당 쌀값은 kg당 인민폐 5원 30전으로 비교적 변동이 없다며 가뭄과 경제적 어려움에도 굶어 죽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올해 농사도 아직 장담할 상황은 아니라면서 장마가 결속되는 8월말에 가야 올해 농사의 성패를 내다볼 수 있을 것 같다고 전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