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에서 일본인 재조사 작업이 벌어지자, 주민들 속에서는 대일관계 개선에 대한 장밋빛 환상이 피어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렇게 되자, 북한당국이 강력차단에 나섰다고 하는데요,
어떤 정신교육을 시키는지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최근 중국에서 연락이 된 함경북도 청진시 주민은 "앞으로 재북 일본인 문제가 잘 해결되면 일본에서 식민지 배상금을 받아 생활이 나아질 것"이라는 여론이 북한 내에서 확산되고 있다고 30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그는 "시안의 웬만한 사람들도 한자리에 모이면 일본이 36년간 끼친 식민지 피해를 돈으로 환산하면 백억 달러는 넘을 것이고, 이것을 인민생활에 돌리면 경제가 활성화 될 것이라는 꿈에 젖어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 주민이 전하는 식민지 배상금이란 지난 8.15 해방 이전까지 일본이 북한에서 약탈해간 금과 은을 비롯한 귀금속들과 농산물 등을 현재 시가로 환산한 것으로, 비교적 정보접근이 가능한 간부들의 입을 통해 확산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당초 일본 정부와 일본인 납치 문제를 시작할 때부터 북한 간부들은 식민지 배상금에 상당한 기대를 걸어 왔으며, 김정은 체제 들어 시동을 건 대일 관계 정상화는 곧 '경제 회생'이라는 등식이 잠재되어 있다는 겁니다.
하지만, 오히려 북한 노동당 기관에서는 이 같은 소문을 근거 없는 유언비어로 일축하고, 강력한 정신사상교육을 시키고 있습니다.
중국에 나온 평안북도 신의주의 또 다른 주민도 "당에서는 공식 포치(지시하달)하지 않은 대일관계 개선에 대한 소문은 모두 근거 없는 '요언'이라고 선포했고, 대일 적대심으로 교육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 방문자는 "얼마 전에도 당에서 주민들에게 일본은 우리 인민에게 헤아릴 수 없는 불행과 고통을 가져다 준 '백년 숙적', '불구대천의 원수'로 낙인찍었다"며, "일본당국은 사죄와 보상도 없이 다시 군국주의 부활을 꿈꾸고 있다"고 경계심을 촉구했다는 것입니다.
또 "일본의 검은 속심을 바로 꿰뚫고, 죗값을 천백배로 받을 때까지 싸움준비를 다그쳐야 한다"고 역설하자, 일부 주민들은 아연실색하고 있다고 그는 전했습니다.
미국 동부에 사는 40대 중반의 한 탈북자도 "90년에 가네마루 싱 일본 자민당 부총재가 평양에 갔을 때도 당국은 주민들이 배상금 문제를 절대 입 밖에 꺼내지 못하게 했다"고 전했습니다.
북한 공식매체도 일본과의 관계개선이나 적대관계 해결에 대한 어떤 논평도 제시하지 않고 있습니다.
북한이 오는 8월 일본 측에 전달하기로 되어 있는 일본인 납치자 재조사 중간결과에 따라 향후 북일 관계를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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