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특권층, 은밀히 한국 TV 시청

앵커: 북한의 일부 특권층이 한국 텔레비전 방송을 은밀하게 시청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근 북한에 대한 정보 유입이 관심사로 떠오르면서 TV를 통한 정보전달 방식이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중국으로 여행 온 평안남도의 여성은 "한국에서 송출하는 TV공중파 신호가 평성 순천 일대에도 잡히고 있다"면서 "그래서 몰래 한국 텔레비전을 보는 사람들이 있다"고 4일 자유아시아방송이 밝혔습니다.

이 여성은 "한국 TV를 보는 사람들은 대부분 간부들이며, 이들은 외부에 철저히 함구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현재 북한당국이 한국 드라마와 가요 유포를 엄격히 차단하는 상황에서 실시간으로 한국 텔레비전을 본다는 사실이 밝혀질 경우, 혹독한 처벌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가정 내에서도 입 단속을 단단히 하고 있다고 그는 설명했습니다.

자신이 북한에 있을 때 한국 KBS 텔레비전을 실시간으로 봤다는 이 여성은 "어느 해인가 안테나를 돌리다가 한국 TV신호가 잡혀 보게 되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에 따르면 현재 한국 TV시청 가능지역은 평양일대와 황해남북도와 함경남북도 등지의 평야와 해안도시들로 알려졌습니다.

소식통은 "높은 산악이 가로 막히지 않은 벌방 지대와 바닷가 해안선을 따라 한국 TV신호가 잘 잡힌다"면서 "특히 흐린 날에 더 선명하게 나온다"고 부연 설명했습니다.

남한의 일부 탈북자들도 북한에 있을 때 한국 텔레비전을 시청한 적이 있다고 밝힌바 있습니다.

하지만, 전체 북한주민이 한국 방송을 다 시청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북한 색(컬러)텔레비전 체계는 PAL방식이고, 한국은 NTSC 방식이어서 서로 호환이 되지 않으면 볼 수 없습니다. 때문에 한국의 NTSC방식의 신호를 수신할 수 있는 텔레비전을 갖춘 집에서만 한국 TV를 볼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입니다.

이와 관련해 평안남도 출신의 한 탈북자는 "지난 몇 년 동안 중국에서 밀수로 중고 텔레비전이 적지 않게 북한에 들어왔는데, 이 텔레비전은 PAL과 NTSC방식을 겸용한 TV가 적지 않아 한국 TV를 볼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 탈북자는 "아직 북한 당국이 한국 텔레비전 시청 단속에 눈길을 덜 돌리고 있다"면서 "더구나 한류를 차단해야 하는 보위부나 당 간부들이 보기 때문에 크게 문제가 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