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화방영’ 평양 만수대 TV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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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이 평양시민들에게 외국영화를 볼 수 있게 방송하던 만수대 텔레비전 중계를 중단시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방송을 통해 그나마 외부소식을 접하던 사람들은 크게 실망하고 있다고 합니다.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최근 국경을 통해 연락이 된 평양시 주민은 "7월부터 만수대 텔레비전 통로가 없어졌다"며 "평양시민들 속에서 이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고 17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그는 "평양시민들은 만수대 통로를 보기 위해 토요일 저녁과 일요일을 무척 기다렸는데, 갑작스레 중단되자, 황당해하고 있다"며, "왜 나오지 않는지 정확한 이유를 알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평양시민들을 위해 1983년 첫 방송을 한 만수대텔레비전은 구소련과 동구라파(동유럽) 사회주의나라 영화들과 최근 국제소식, 세계상식 등을 방송해온 북한 유일의 외부소식 통로였습니다.

만수대텔레비전은 토요일에는 저녁 7시부터 11시까지, 일요일에는 오전 9시부터 저녁 10시까지 방송해왔습니다.

만수대 통로를 통해 국제소식과 외국영화를 시청하던 평양시민들은 방송 중단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며 여러 원인을 꼽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습니다.

그는 "시민들 속에서는 만수대 통로가 외부정보를 끌어들이는데 한 몫하고 있다는 김정은의 비판이 있은 다음 폐쇄됐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면서 "당 선전선동부가 방송 중단 조치를 내렸다는 소문도 돌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 같은 조치는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친여동생 김여정이 노동당 선전선동부를 장악한 이후 나온 조치여서 주목됩니다.

만수대 텔레비전 통로는 조선중앙방송위원회 산하에 소속되어 있는 조선중앙텔레비전 방송국이 편성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노동당 선전선동부는 북한의 텔레비전 방송과 신문 등 선전수단을 총괄하고 있으며, 김여정은 이 부서의 핵심실세인 부부장을 맡고 있습니다.

때문에 현재 김정은 권력공고화를 측면에서 돕고 있는 김여정이 평양시민들에게 방송되는 외국영화나 국제소식 등이 김정은 우상화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해 없애버렸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

그는 "평양시 일각에서는 만수대텔레비전 프로그램을 책임졌던 총책임자가 비리에 가담했다느니, 만수대를 통해 외부정보를 끌어들이려고 했다는 소문도 같이 떠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미국에 정착해 사는 30대의 탈북자는 "김정일이 평양시민들을 배려해 만수대통로를 만들었는데, 아들인 김정은은 외부정보가 들어온다고 선별적인 내용만 전달해주던 만수대 통로마저 막아버렸다"고 평가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