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 송금 루트 차단 수수료 껑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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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 공안기관이 북중 국경을 통해 탈북자 가족들에게 전달되는 송금 줄을 차단하기 위해 금전 브로커(중개자)들을 대대적으로 단속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대북 송금 수수료가 30%나 뛰었다고 하는데요, 자세한 소식, 정영기자가 전합니다.

함경북도 무산군과 회령시, 양강도 혜산시 등에서 탈북자 가족들에게 전달되는 돈 줄을 차단하기 위해 북한 보위부가 단속에 나섰다고 중국의 한 대북소식통이 22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대북 소식통: 위가네 패거리가 있었어. 형제들이 나와 그렇게 큰소리 치고 했는데 그 패들이 몽땅 빼앗기고 뭐, 창 칠 때는 굉장해요. 지금 돈 보내는 선이 없다고 하더라고요.

이 소식통에 따르면 함경북도 무산군에서는 한때 장사를 활발하게 벌이던 중국 조선족 '위가네 패'가 중국으로 추방됐습니다.

3~4명으로 이루어진 위가네 패는 중국 국적을 가진 형제들로, 형제 중 한 명은 무산군에 상주하면서 물건을 팔고, 나머지 형제들은 중국에서 물건을 떼어 북한에 내보내주는 식으로 보따리 장사를 해왔습니다.

하지만, 북한 보위부가 이들 형제들이 탈북자들의 돈을 전달해주는 중개상으로 활약한다는 정보를 수집한 뒤, 북한에 남아 있던 형제의 짐을 전량 몰수하고 중국으로 추방했다는 것입니다.

이와 때를 같이해 함경북도 회령시에서도 탈북자들의 돈을 전달해주고 수수료를 챙기던 재북 화교 여러 명이 중국으로 추방되는 등 북한이 최근 들어 탈북자 송금 루트 차단에 돌입했다는 겁니다.

이 소식통은 "북한 보위부가 언제부터 탈북자 자금줄을 들춰내기 시작했는지 정확히 알 순 없지만, 돈 줄이 끊기면서 송금 수수료가 올라가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함경북도 회령시에 사는 할머니 진갑에 쓰라고 얼마 전에 돈을 좀 보냈다는 탈북자 차 모 씨는 "미화로 2천 달러를 송금했는데, 7백 달러 가량을 중간 브로커들에게 떼였다"고 억울해했습니다.

작년에 10~20%가량에 흥정되던 송금 수수료는 최근 무려 30%까지 올랐다고 그는 설명했습니다.

차 모 여성은 "하지만, 이렇게 30%까지 높게 올라간 송금 수수료는 함경북도 지방에 국한된 것이고, 전반적인 지역에서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고 확대해석을 경계했습니다.

대북 송금 중개상들도 북한 보위부에 발각되면 장사 짐도 몰수당하고 하루아침에 쫓겨날 수 있기 때문에 송금에 손대기를 꺼리고 있는데, 한국에 있는 탈북자들도 송금선을 찾기 위해 다른 방법을 모색하는 중이라고 차 씨는 언급했습니다.

탈북자 송금이 줄어들면서 가족들을 볼모로 금전을 챙기던 보위부도 그만큼 현금 수입에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차 씨는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