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간부들 남북합의문에 실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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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이 남북고위급 회담 공동보도문을 발표하자, 일부 북한 간부들은 회담결과에 대해 크게 실망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국경지방을 통해 연락이 된 정통한 북한 소식통은 "남북 고위급 접촉이 끝난 다음 보도문을 접한 간부들 속에서 실망과 한탄이 새어 나왔다"고 26일 내부 분위기를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일부 간부들은 이번 회담 결과를 보면서 '역시 우리가 힘이 없구나' 라는 탄식이 절로 나왔다"면서 "이번에 우리가 얻은 것은 방송 하나 중단시킨 것 밖에 뭐가 더 있느냐며 크게 실망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온 나라가 국가의 이익보다는 최고 존엄(김정은)을 비방하는 방송을 중단하기 위해 사활을 걸었다"고 꼬집었습니다.

그는 "웬만한 북한 주민들도 군사분계선 남쪽에서 부는 확성기 방송내용을 군대들을 통해 다 알고 있다"며 "그 방송을 중단시키기 위해 준전시까지 선포했다는 것은 쉽게 납득이 되지 않는다"고 실망했습니다.

함경북도 국경을 통해 연락이 된 또 다른 소식통도 "현재 전방지구에 선포됐던 준전시 상태가 해제되고 빠르게 일상을 되찾고 있다"고 26일 밝혔습니다.

그는 "장마당도 다시 활기를 띠고, 직장에 군복을 입고 출근하던 사람들도 평상복을 입고 다닌다"면서 "언제 준전시를 선포했던가 싶게 빠르게 평온을 되찾았다"고 언급했습니다.

이처럼 북한 내부가 빠르게 안정된 이유는 준전시 상태가 단 5일 만에 해제되고, 남북대화 소식까지 나오면서 전쟁분위기가 깨졌기 때문이라고 소식통은 주장했습니다.

이어 그는 "이번에는 공장 기업소 단위별로 이번 준전시 상태 선포와 관련한 김정은의 위대성을 학습하라는 과제가 떨어졌다"면서 "결심이 뛰어난 영장 중에 영장이라고 치켜세우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소식통의 증언은 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가 26일자 기사에서 이번 8.24 조치를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공로라고 주장한 것과 비슷한 맥락입니다.

그는 "일부 간부들은 이번 준전시를 두고 김정은 위대성을 선전하는 것에 대해 주저하고 있다"며 "김정은이 긴장국면을 지도하는 모습을 보면서 역시 나이가 어리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고 전했습니다.

그는 "이번이야말로 김정은의 지도력을 시험하는 중요한 시험대였다"면서 "과거 김일성 김정일은 일관성 있게 남북대화를 주도했지만, 지금의 지도자는 감정에 따라 휘둘리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