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 8월말에 북한 북부 지역에 쏟아진 폭우로 두만강이 범람하면서 회령시 강안동 마을이 물에 잠겨 많은 피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알려진 사망자만해도 200여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남한의 탈북자 단체인 자유북한국제네트워크 김동남 대표는 "이번 홍수로 두만강이 갑자기 불어나 회령시 강안동 마을을 덥쳤다"며 "주민 약 200명이 실종 및 사망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12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김동남 대표: (강안동)그 동네에 400~500세대가 살고 있었어요. 그런데 그곳 집을 100% 다 밀었어요. 거기 집을 하나도 건진 게 없어요. 죽은 사람에 대해 어제 그제 내가 물어보니까 200명 가량 실종되었거나 사망했대요.
회령시 주민들을 통해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는 김대표는 "원래 이 지역에 주민 1천명 정도 살고 있었지만, 두만강이 갑자기 불어나 많은 사람들이 빠져 나오지 못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김동남 대표: 강안동이 왜 잠기게 되었는가 하면 물이 빠질 데가 없어요. 한쪽 옆에는 두만강이 있고, 다른 쪽에도 강이 있기 때문에 물이 위에서 내려오면서 싹 잠기게 되었단 말이요.
그는 "현재 강안동에서 살아 남은 주민들과 홍수로 집을 잃은 다른 지역 주민들은 회령시 경기장에 임시 천막을 치고 거처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함경북도 회령시에 전력을 공급해주던 1급 변전소인 령수변전소도 이번 홍수피해로 가동을 멈추었다면서, 전력공급이 완전 중단되어 수도공급이 끊어지고, 일반 전화도 하지 못하는 상태라고 그는 주장했습니다.
한편, 며칠 전 무산군에 있는 가족과 전화통화 했다는 30대의 탈북자는 "두만강 물이 갑자기 불어난 원인은 두만강 상류의 여러 발전소가 수문을 열었기 때문이라고 해당 지역 주민들이 말했다"고 12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이 탈북자에 따르면 양강도와 함경도 산골에 시간당 100mm의 폭우가 쏟아지자, 서두수 발전소 등 발전소들은 댐 붕괴를 우려해 수문을 열었고, 이 물이 두만강으로 흘러 들면서 하류 지구인 무산군과 회령시, 온성군 사람들이 물 폭탄을 맞았다는 겁니다.
현재 북한은 두만강 일대 홍수피해를 복구하기 위해 '200일전투'에서 중점사업으로 추진하던 평양 여명거리 건설까지 중단하고 전체 국가적인 역량을 총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와 관련해 김동남 대표는 "회령시는 김정숙(김정일 생모) 동상이 있고, '어머니 고향'이라고 당국이 선전하기 때문에 복구가 시급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북한당국은 지난 10일 당중앙위원회 호소문을 발표하고, "우리당은 200일 전투의 주타격 방향을 북부피해복구 전투에로 전환시키고 난국을 타개할 중대결단을 내리었다"고 발표했습니다.
북한은 이번 북부지구 홍수피해복구를 "사생결단의 치열한 전쟁"이라고 표현해 수해복구가 시급함을 강조했습니다.
북한은 홍수피해 사실을 외부에 신속하게 알리는 등 국제적 지원과 협조를 끌어내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습니다.
AP통신에 따르면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은 이번 홍수 피해로 북한 함경북도 일대에서 133명이 숨지고 395명이 실종됐다고 발표했습니다.
또 이번 홍수로 3만5천500 가구 이상이 피해를 봤으며, 이 가운데 69%는 완전히 무너지고, 훼손된 공공건물도 8천700채에 달한다고 이 유엔기관은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