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당국이 외부정보 확산을 강력 통제하고 있는 가운데, 청소년들이 한국 EBS, 즉 '한국교육방송공사'가 제작한 영어 교육프로그램을 즐겨 본다고 합니다.
자세한 소식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이 외부정보 차단에 안간힘을 쏟고 있지만, 디지털 외부 정보는 주민들 속에서 여전히 유통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에 정보를 유입하고 있는 남한의 한 민간단체 관계자는 "요즘 북한 청소년들 속에서 한국 드라마와 영화 그리고 영어교육 동영상에 대한 수요가 끊이지 않고 있다"고 15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소식통: 프로그램을 파는 거지요. 한 프로그램당 영화와 노래, 재미 있는 게 있으면 인민폐 100위안 정도를 주고 사다 보는 거죠.
그는 북한 사람들은 한국에서 개봉되는 영화와 드라마에 관심이 매우 높은데, 보통 영화가 인터넷에 무료로 배포되는 시점이면 벌써 그 영화가 북한에 들어가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누군가가 인터넷에서 다운로드를 받아 USB 등 디지털 기억장치에 담아 북한 내부에 들여보내면 그 영화가 확산되는 구조입니다.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해 제작된 한국영화 '암살', '내부자들'과 같은 영화가 현재 북한에서 유통되고 있으며, 특히 남한 EBS즉 '한국교육방송공사'에서 제작된 영어 교육 동영상이 선호되고 있다는 겁니다.
또 현재 평양시 고위층 자녀들은 영어와 중국어 공부에 몰입하고 있는데, 북한의 교육내용이 변변치 않아 한국에서 제작된 외국어 동영상을 좋아한다는 겁니다.
이 소식통은 "현재 중국을 통해 EBS 에서 제작한 수능 영어 프로그램을 시리즈(연속편)로 들여보내고 있는데, 대학 진학을 앞둔 북한 학생들 속에서 반응이 좋다"고 말했습니다.
이처럼 북한에 외부 정보 수요자가 존재하면서, 당연히 정보를 유통시키는 사람들, 즉 공급자들도 존재하고 있습니다.
중국에서 연락이 된 한 북한 무역업자는 "외부 정보를 유통시키는 사람들은 대부분 전자제품을 다루는 사람들인데, 이들은 원본 파일을 구입해가지고, USB에 대량 복제해 판다"고 말했습니다.
보통 16기가의 메모리에 영화를 여러편 정도 저장하는데, 이런 USB는 인민폐 100위안 정도에 팔린다고 무역업자는 설명했습니다.
최근 북한 당국은 외부 정보 유통을 막기 위해 동영상 재생기기인 중국산 '노트텔'을 회수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무역업자는 "전기가 오지 않아 주민들은 12볼트 배터리로 볼 수 있는 중국산 노트텔을 장만했는데, 그마저 바치라고 포치(지시)했다"고 말했습니다.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은 지난 8월 말 개최된 북한청년동맹 9차 대회 연설문에서 "우리 내부에 이색적인 사상문화와 변태적 생활양식이 절대로 침습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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