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내부 ‘김정은 건강이상’ 의혹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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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이 최근 한달 넘게 모습을 보이지 않자, 북한 주민들 속에서는 그의 건강이상에 대한 의혹이 꼬리를 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최근 국경지방을 방문한 남포시의 한 공무원은 "여기 내부에서는 한 달 째 보이지 않는 최고지도자의 건강에 이상이 생긴 것 아니냐는 의문이 확대되고 있다"고 9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이 공무원은 "9월말까지만 해도 (김정은이)나오지 않아 사람들은 별로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면서 "텔레비에서도 현지시찰 보도를 계속 방영해 (국가가)정상적으로 돌아가고 있다고 느끼고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 김 제1위원장의 신변에 이상이 생겼다는 소문이 중국을 통해 흘러들기 시작하면서 남포를 비롯한 전국 도처로 퍼졌다고 그는 언급했습니다.

얼마 전 중국 인터넷상에서는 북한 내부에서 쿠데타가 발생했다는 출처 없는 글이 떠돌고, 또 최근 북한 매체가 김정은의 건강과 관련해 스스로 '불편한 몸'이라고 표현한 것도 주민들의 이런 판단에 불을 지핀 것으로 파악됩니다.

9월 25일자 북한TV녹취: 불편하신 몸이시건만 인민을 위한 영도의 길을 불같이 이어가시는 우리 원수님.

북한 기록영화에 비친 김 제1위원장은 평소보다 더 뚱뚱했고, 걸음걸이 자세가 상당히 불안하고 땀을 많이 흘리는 모습이었습니다.

김 제1위원장이 한 달 넘게 등장하지 않자, 이 주민은 "혹시 중앙에서 무슨 일이 벌어진 것 아니냐?"는 질문도 제기했습니다.

그는 "여기서는 최고지도자의 건강 이상을 말하는 것 자체가 대역죄로 검거될 수 있기 때문에 대놓고 말하지 못하지만, 아는 사람들끼리는 이 정도의 대화가 오간다"고 강조했습니다.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가 운영하는 인터넷 웹사이트 노동신문에는 거의 매일같이 게재되던 김정은의 혁명활동 소식이 9월 18일을 마지막으로 더 이상 게재되지 않고 있습니다.

대남선전용 웹사이트 우리민족끼리에도 김정은을 찬양하는 내용의 글이 상당히 줄어들었습니다.

한편 노동당 선전기관에서는 김 제1위원장이 건강하다는 점을 주민들에게 각인시키기 위해 선전선동 강연을 실시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함북도 국경지방의 한 주민은 김정은 건강이상과 관련한 질문에 대해 "이곳은 전기가 오지 않아 텔레비를 보지 못해 나라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지 못한다"고 반응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