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주민, 중국 휴대전화로 인터넷 접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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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은 세계에서 인터넷이 차단된 가장 최악의 언론탄압 국가로 꼽히고 있지요, 하지만, 국경지방 주민들은 중국에서 들여온 스마트폰으로 인터넷을 볼 수 있다고 합니다.

자세한 소식 정영기자가 전합니다.

미국 동부에 살고 있는 탈북자 천 모씨는 얼마 전 북한에 있는 가족과 전화 통화를 하다가 중국산 스마트폰을 통해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14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양강도가 고향인 천 씨는 가족들과 연락하기 위해 두 달 전에 중국산 터치식 스마트폰을 밀수로 들여보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북한 가족에게서 "한국에서 이석기 통합진보당 국회의원이 간첩 혐의로 체포됐다는데 어떻게 된 사실인가?"라는 질문을 받고 놀랐다고 천 씨는 반응했습니다.

천 씨가 어떻게 그 사실을 알았냐고 묻자, 그의 가족은 "터치식 손전화를 켜고 인터넷에 접속하면 실시간으로 한국 뉴스를 볼 수 있는 데 왜 모르겠는가"라며 "중국 스마트폰이 있는 사람들은 요즘 한국 뉴스를 거의 다 본다"고 말했습니다.

심지어 이들은 지난 7월 미국 서부에서 추락한 한국 아시아나 항공기 사고소식까지 휴대전화를 통해 다 알았다면서 인터넷 속도가 느려서 자세히 못 보았지만, 세상 돌아가는 형편은 어느 정도 알고 있다고 자신했다는 것입니다.

천 씨는 "핸드폰 신호가 잘 터지는 국경지역에 사는 사람들은 해외 동영상도 구경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현재 중국의 3대 이동통신 회사인 중국이동통신(China mobile), 중국연통(China unicom), 중국전신(China telecom) 등이 3세대 휴대전화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꽉 막힌 북한의 인터넷 장벽을 뚫는 데 간접적으로 기여하고 있습니다.

중국 요녕성 단둥시에 거주하고 있는 한 한국 교민은 "요즘 중국산 스마트폰은 1천 위안이면 살 수 있고, 한국 삼성 스마트폰은 3천 위안 정도 하는데, 그걸 사가지고 어떤 전화회사든 전화 심카드를 끼우면 바로 무선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스마트폰을 가지고 산골이나 호수나 할 것 없이 전화 신호가 잡히는 곳이면 통화는 물론, 인터넷에도 접속할 수 있다면서 마찬가지로 북한에 스마트폰을 건네 보낼 경우, 국경지역 가까이에서는 얼마든지 인터넷 접속이 가능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올해 중국의 스마트폰 사용자 수가 3억 명을 돌파하는 등 무선통신사업이 급속도로 발전하면서 이웃나라 북한 주민들도 인터넷으로 세상을 만나는 시대가 열렸다는 지적입니다.

미국에 정착한 한 탈북자는 "중국의 무선통신이 발전할수록 북한 보안 당국은 국경지역에서 음성차단이 아닌 영상차단까지 시켜야 하는 심각한 고민에 빠졌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