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경제강국 건설을 외치는 북한이 각종 유희시설과 평양시 건설에 대규모 군인력을 투입하고 있습니다. 10년 동안 건설 공사에 동원됐던 제대군인들은 시간만 허비했다고 실망하고 있습니다.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최근 평양시를 비롯한 북한 전역에서 건설되는 대규모 토목공사에 인민군 장병들이 대거 투입되고 있습니다.
북한중앙TV 녹취: 인민군 장병들이 붉은별 공원과 용흥공원 개건공사를 마감단계에서 힘있게 다그치고 있습니다.
북한은 이러한 공원건설이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인민사랑'의 뜻을 관철하는 길"이라고 선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규모 건설 공사에 동원됐던 군인들은 장기적인 노역으로 인한 피로와 허탈감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 함경북도 지방에 내려온 한 제대군인은 "10년 동안 군사복무를 했지만,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며 탈북하여 미국에 사는 동생에게 돈을 부탁한 것으로 9일 알려졌습니다.
미국 서부에 사는 한 탈북 여성의 말입니다.
탈북자: 군사복무 10년 동안 남은 게 하나도 없다고 군사복무를 안 하기보다 못했다고 후회하는 거예요. 정말 죽을 고비 넘기면서 10년 동안 군대복무를 했는데, 남은 게 아무것도 없지 않아요.
그는 "만일 오빠가 10년 동안 미국에서 열심히 일했더라면 집 한 채는 거뜬히 샀을 것"이라며 "이제 모든 걸 새로 시작해야 하는 오빠가 마음에 걸린다"고 말했습니다.
이 여성은 "오빠가 평양시 건설과 염소목장, 양어장 공사에 동원되어 처음에는 김정은을 모신다고 기뻐했는데, 정작 제대될 때는 입당도 하지 못하고 무리배치에 걸렸다"고 말했습니다.
군대에 나가는 청년들의 1차 목표가 노동당 입당이지만, 입당은 힘있고 권세 있는 자녀들이 빽으로 다 차지하고, 노동자 농민의 자녀들은 제대될 때 광산과 농장에 무리배치 되기 쉽다고 그는 말했습니다.
오히려 이 여성은 오빠를 무리 배치지에서 뽑는데도 적지 않은 돈을 썼다고 아쉬워했습니다.
탈북자: 그래서 내가 올해 봄에 내가 도와준 1천 달러를 정말 아끼고 아끼던 것을 가지고 오빠를 시내에다 빼내느라고 돈을 다 쓴 거예요.
북한은 "사회주의 건설도 조국보위도 인민군대가 다 맡자"는 구호아래 군인들을 발전소 건설과 아파트 공사에 대거 동원시키고 있습니다.
하지만, 결국 군대들이 힘든 노동을 참지 못하고 도둑질과 탈영을 일삼고, 대부분 영양실조로 인해 실망감이 증폭되고 있다는 소립니다.
얼마 전 양강도 지방에 돌아온 한 제대군인도 "나이 30에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걱정했습니다.
그는 "자신의 부대는 희천발전소 공사에 동원되어 중장비 없이 순수 질통으로 시멘트 몰탈을 날라 언제를 쌓았다"면서 "공사 과정에 얼마나 많은 군인들이 목숨을 잃었는지 상상하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북한 전문가는 "요즘 토목공사를 많이 벌이고 있는 김정은이 명령 하나로 일 시킬 수 있는 군대들을 더 많이 필요할 것"이라며 "공짜나 다름없는 군대에 막중한 공사를 부과시키면서 인권유린 논란이 일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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