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해외일꾼, 독일·중국서 잇따라 잠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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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외화벌이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북한이 외국에 무역 일꾼들을 많이 파견했지만, 한쪽에서 잇따라 실종되는 사건이 발생해 비상이 걸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최근 독일과 중국 베이징에 파견됐던 북한 해외일꾼 가족이 잇따라 잠적하는 사건이 발생해 북한 관계당국에 비상이 걸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근 연락이 닿은 중국의 대북 소식통은 "국가보위부가 재외 공관들에 '도이췰란드(독일)와 베이징에서 여러 가족들이 자취를 감추었다'며 감시를 강화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 9월 경에 독일에 주재하던 한 북한 재외일꾼은 가족과 함께 온데간데없이 사라졌고, 이에 따라 각국에 주재하는 대사관·영사관·무역대표부의 안전대표(보위부 요원)들은 산하 무역 주재원들과 해외근로자들을 철저히 감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소식통은 실종된 북한 재외 일꾼들이 외교관인지, 아니면 돈 벌러 나온 외화벌이 일꾼인지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또 실종된 이들이 한국이나 제3국으로 망명했다는 정황도 포착되지 않았다고 그는 지적했습니다. 김정은 정권 들어 북한 고위급 인사들의 탈출이 잇따라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 국가정보원은 지난 10월 한국 국회가 실시한 국정감사에서 북한 해외 주재관들이 2013년에 8명, 2014년에는 18명, 올해 10월까지 20명이 귀순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처럼 북한 해외 주재원들의 잠적현상이 두드러진 것은 김정은 정권 들어 지난 4년 동안 근 70여명의 고위층들이 무자비하게 숙청된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입니다.

북한은 올해 노동당 창건 70주년 행사를 성대하게 치르기 위해 내각과 중앙기관 마다 외화벌이 과제를 내려 보냈고, 이 기관들에서는 할당량을 채우기 위해 중국과 동남아시아, 아프리카, 유럽 등지에 외화벌이 일꾼들을 파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 료녕성에 거주하는 대북 무역업자는 "북한이 중동이나 아프리카 나라들에는 대부분 건설노동자들을 파견했고, 중국과 동남아 나라들에는 도매업이나 식당업에 종사하는 무역일꾼들을 내보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소개했습니다.

최근 남한에 입국한 것으로 알려진 일부 고위층 탈북자들 가운데는 충성자금을 마련하는 과정에 불법이 드러나 북한당국의 처벌을 피해 탈북한 사람들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1990년대와 2000년대에는 생계형 탈북자들이 많았던 반면, 최근에는 고위층의 수가 늘어나는 추세로 변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