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중국의 대표적인 인터넷 포털 사이트가 사진 조작으로 외부 세계를 기만하는 북한 선전매체의 허구성을 신랄하게 비난했습니다. 중국 당국이 인터넷을 철저히 검증하는 가운데 이런 비난이 버젓이 공개된 것은 이례적입니다.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선전매체의 서툰 사진조작 기술이 중국에서도 웃음거리가 되고 있습니다.
20일 중국의 대표적 인터넷 포털 사이트인 왕이(网易)는 노동신문과 조선화보 등 북한 매체에 실린 사진 13장을 공개하면서 이 사진들이 조작되었다고 이례적으로 비난했습니다.
이 사이트는 주요 사진 모음 코너에 10월 15일자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평양아동병원 시찰 사진을 게재하고, 이 중 한 장은 김 제1비서의 모습을 돋보이게 하려고 입체효과를 너무 강조하던 나머지 그가 마치 병원 앞에 떠있는 듯 한 느낌을 준다고 지적했습니다.
이 사이트는 해당 사진을 소개하는 글에 김 제1비서를 '독재자'로 표기하는 등 거친 표현도 가감 없이 사용했습니다.
중국 당국이 인터넷을 철저하게 조사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웃국가, 특히 우방국가 지도자를 독재자로 표현한 것은 이례적입니다.
이 포털 사이트는 또 11월 18일자 노동신문이 공개한 북한군 해병들의 사진도 조작되었다면서, 꽃다발을 든 해병이 마치 두 발을 땅에 딛지 않고 공중에 떠있는 듯 하고, 아래 계단의 병사는 원근거리 표준에 맞지 않다고 한국 언론사의 사진 분석을 토대로 설명했습니다.
이 사이트는 또한 2010년 12월에 발행된 '조선화보'에 실린 양떼 사진도 부풀려진 흔적이 역력하다고 조작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당시 '조선화보'는 평양시 강동군 축산 작업반의 양떼가 넓은 산판을 덮고 있다고 보여주었지만, 이 중국 사이트는 "얼마 되지 않는 양들을 많은 것처럼 보이게 하려고 같은 양 무리의 모습을 여러 번 복사해 넣었다"고 했습니다.
또 2010년 5월에 발행된 '조선화보'의 단빵생산 사진도 조작되었다며 빵을 나르는 공장 종업원의 뒤에 쌓인 빵 선반들은 모두 한 모양새로, 이것도 역시 빵을 많아 보이게 하려고 인쇄기술을 사용한 합성 사진이라고 못 박았습니다.
이 사진이 게재되자, 중국 네티즌들은 "북한의 사진 조작기술이 이렇게 한심한 줄 몰랐다"고 비웃는가 하면, "사회주의 국가들은 모두 조작하는 데 이골이 났다"고 중국 자체를 비난하는 듯한 의견도 내놓았습니다.
또 네티즌들은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를 독재자로 칭하는 등 2천명 가까운 누리꾼들이 다양한 의견을 내놓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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