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 체포 탈북자 북송 후 가혹처벌 우려

0:00 / 0:00

앵커: 요즘 김정은 체제가 보위부 일꾼 대회를 연다, 국경을 단속한다, 살벌한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지요, 이런 가운데 중국에서 체포된 탈북자들이 북송되면 시범케이스로 가혹한 처벌을 받을 거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 15일 중국 남부 도시 쿤밍시, 즉 곤명시에서 체포된 북한이탈주민 13명이 북송 위기에 처하자, 이들과 아는 지인들과 가족들은 심각한 우려를 표시했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서울에 거주하는 한 탈북자 가족은 "중국에 아는 조선족을 통해 체포된 사람들의 행방을 찾으려고 애썼지만, 아직까지 파악된 게 없다"며 "이미 북한으로 넘겨졌다는 일부 주장도 있어 마음을 졸이고 있다"고 21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말했습니다.

중국 당국이 최근 탈북자들을 불법 월경자로 몰아 전원 신속하게 북송하는 전례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이들이 북한으로 넘겨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입니다.

지난 5월 북한당국에 의해 라오스에서 붙잡힌 꽃제비 출신 9명도 중국을 거쳐 바로 북송됐고, 최근 베이징과 랴오닝성, 지린성에서 단속된 탈북자들도 신의주와 남양세관을 통해 신속하게 북송되고 있습니다.

중국에서 탈북자들을 돕고 있는 지린성의 한 조선족 교포는 "체포됐다는 소문이 이렇게 나면 사람을 꺼내기가 어렵다"면서 "이런 때는 돈을 쓰고도 사람을 구하지 못할 때가 많다"고 실망스런 표정을 지었습니다.

미국 서부에 사는 한 탈북 여성은 "중국 공안이 남방까지 따라간 것은 그들을 안내하는 브로커 조직을 통째로 잡기 위해 그물을 친 것 같다"면서 "일행이 남방에서 붙잡혔기 때문에 (북한 당국도)한국행이라고 단정 짓고 강도 높은 심문을 들이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습니다.

또 자유아시아방송과 연락이 닿은 북중 국경지방의 북한 주민은 요즘 국경일대에서 살벌하게 벌어지고 있는 체제 단속과 맞물려 시기가 좋지 않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현재 양강도 지방과 함경북도 연사군, 무산군 등 강폭이 좁은 상류에 국가안전보위부와 북한군 보위사령부 검열대가 쫙 깔렸다"면서 "검열대는 기본적으로 외부정보 유입과 국경질서를 통제하기 위해 급파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검열대의 기본 표적이 중국 손전화 소지자와 밀수자들을 색출하는 것이라며 그래서 요즘 탈북 브로커들도 상당수 자취를 감추었다고 덧붙였습니다.

지난 21일 북한 김정은 체제는 20년 만에 북한군 보위일꾼 대회를 평양에서 개최하는 등 반체제요소와 주민들의 일탈 행위를 막기 위해 고삐를 바짝 죄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얼마 전 북한 내부에서 한국 드라마와 외국영상물 시청자들을 공개처형하는 등 주민공포심리를 조성하는 상황에서 체포된 13명 탈북자들이 북송되면 '시범케이스'로 가혹한 탄압을 받지 않을까 가족들은 깊은 우려를 표시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