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때 한국 드라마에 푹 빠졌던 일부 북한의 간부들과 자녀들이 당국의 극단적인 공포정치 때문에 잔뜩 움츠린 상태라고 합니다. 한국 드라마를 보다 걸리면 간첩으로 몰아 처벌한다고 하는 데요.
자세한 소식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의 발전상이 북한 내부로 속속 스며드는 것을 막기 위해 북한이 한국 드라마 차단에 칼을 빼들었습니다.
최근 남포시의 한 소식통은 "지난 8월과 9월, 10월에 잇따라 해주시당 책임비서를 비롯한 고위급 간부들을 공개 처형하면서 공포분위기가 조성됐다"며 "이는 (김정은)유일적 영도에 반하는 자는 누구든 용서가 없다는 걸 공공연히 보여준 것"이라고 11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이러한 공포 분위기는 간부들 속에서 특별히 나타나고 있는데, 간부댁 부인들과 자녀들이 즐겨 보던 한국 드라마가 강력 단속조항으로 선포되었다고 그는 전했습니다.
이 소식통은 "과거엔 간부들이 성녹화물을 흥미 삼아보곤 했는데 지금은 볼 엄두도 내지 못한다"면서 "만약 보다 발각되면 간첩으로 처벌된다"고 살벌한 분위기를 피력했습니다.
한때 한국 드라마에 푹 빠졌던 특권층 부인들과 자녀들도 지금은 완전히 금지한 상태이며, 간부들은 출근할 때마다 "패가망신하지 않겠으면 남조선 드라마를 절대 보지 말라"고 자녀들에게 훈시하고 있다고 그는 언급했습니다.
북한은 장성택 처형 이후 지난 1년 동안 김정은 유일 지배체계를 세우는 작업에 주력해왔습니다.
하지만, 정치 경력이 없고, 나이가 어린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권위가 잘 서지 않는 데다, 북한 사회에 한국 드라마가 유입되어 한국의 발전상이 널리 알려지면서 유일영도 체계 수립을 좀먹고 있다고 보고 강력 차단에 나섰다는 겁니다.
또 다른 평양시의 주민 소식통도 "작년만 해도 평양시 보위부 간부의 부인과 딸이 100부 짜리 한국 드라마 전집을 보느라 3일 동안 문을 잠그고 집에서 나오지 않은 적도 있었지만, 지금은 드라마 CD나 메모리 기억장치(USB)를 찾는 간부댁 부인들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고 전했습니다.
2000년대 들어 북한 내부에 깊숙이 뿌리 내린 한류, 즉 한국 드라마를 북한이 공포정치로 차단한 셈입니다.
북한이 해주시당 책임비서 등을 공개처형할 때도 "미모의 여성들을 끼고 추잡한 음란행위를 일삼았다"고 내부 자료를 통해 성토한 만큼 여색에 빠진 간부들을 절대 용서하지 않겠다는 김정은 제1비서의 '개인적인 취향'이 이 같은 피의 숙청을 부르고 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한편, 요즘 국제사회의 인권압박으로 코너에 몰린 북한이 자신들의 처지가 외부 사조를 통해 주민들에게 전달될 수 있기 때문에 한류 차단을 강력하게 실시하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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