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주민들 장성택 처형에 경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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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장성택 노동당 행정부장이 처형된 소식이 공개되자 북한 주민들이 크게 술렁이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다음에는 누가 될까'하는 공포심에 할 말을 잃고 있다고 합니다.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설마 했던 장성택 처형이 현실로 드러나, 주민들 속에서는 아쉬움과 경악이 교차되는 분위기였습니다.

13일 밤에 연락이 된 평안북도 국경지방의 한 주민은 "어떻게 자기 고모부를 혁명의 원수로 만들어 총살할 수 있냐"며 당혹감을 금치 못했습니다.

그는 "오늘 아침에 배포된 노동신문에 대문짝만하게 사진이 실려 세 살 난 애들도 다 알게 됐다"며 어제까지만 해도 2인자로, 주민들 속에 각인됐던 장성택의 죽음을 동정하는 분위기가 감돌았다고 말했습니다.

이렇게 장성택을 개혁파로 인식하는 사람들의 생각과 달리 또 잘됐다고 평가하는 분위기도 느낄 수 있었다고 그는 전했습니다.

그는 "현재 북한 내부에서는 장성택이 인민들의 피를 빨아 살쪘다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며 이 소문은 특별군사재판 판결문이 드러나면서 감정에 불을 달았다고 말했습니다.

13일 아침에 배포된 노동신문에는 장성택이 2009년 한해만해도 자기 비밀 돈 창고에서 460여만 유로를 꺼내 탕진했다고 써있습니다.

북한이 장성택이 착복했다는 외화 규모를 공개하자, 주민들은 피해의식이 생겼고, 곧 증오로 변해 성토하는 분위기라고 그는 언급했습니다.

하지만, 2009년 화폐개혁 실패에 대한 책임까지 장성택에게 넘겨씌우는 데 대해서는 "그러면 박남기 때 치지 않고 왜 지금에 와서 치는가?"고 의문을 표시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고 그는 지적했습니다.

북한 내부에서는 김정은에 대한 반감도 교차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중국에 나온 한 북한 무역업자는 앞으로 전개될 장성택과 관련한 숙청범위에 관해서는 "온 천지라고 보면 된다"고 암시하면서 "이 사건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고 짤막하게 언급했습니다.

최근 북한과 자주 연락하고 있는 한 탈북자는 "사람들이 앞에서 내놓고 말을 못하지만, 하는 말을 들어보면 김정은에 대한 반감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탈북자: 북한 주민들은 공포심에 사로잡힌 거 같아요. 고모부까지 숙청하는데, 친척마저 제거하는데 누군들 못하겠냐고요? 김정일 때보다 더 악독하다고 막 사람들이…

한편 장성택 숙청이후 북한은 국경지역을 봉쇄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13일 밤에 북한 내부와 연락을 시도하던 이 탈북자는 "북한에서 전화를 요청하는 연락이 와서 전화를 해보니 전혀 통신을 할 수 없었다"면서 "북한이 국경지방을 봉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그 이유로 국경지역에서 방해파를 집중적으로 발사해 북한 내 중국 휴대전화로 외부와 일절 연락하지 못하게 방어벽을 쌓았을 수 있다고 그는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