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탈북자들, 한국 첫 여성 대통령 축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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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국에 정착한 탈북자들은 18대 한국 대통령 선거에서 첫 여성 대통령이 탄생한 데 대해 반기면서, 북한에도 민주주의 방식으로 선거를 치르는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피력했습니다.

정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19일 치러진 한국 대통령 선거에서 박근혜 후보가 당선됐다는 소식에 접하자, 미국에 사는 탈북 여성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습니다.

미국 서부 시애틀에 사는 한 50대의 탈북 여성은 같은 여성으로서 긍지감을 느낀다고 말합니다.

탈북 여성1: 참 대단하게 생각하고, 여성으로서 영광으로 생각해요. 한국에 처음으로 여성 대통령이 나와서 기대가 큽니다.

역시 미국 서부 로스앤젤러스에 사는 40대의 한 탈북 여성도 박근혜 대통령 당선자에 대해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19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말했습니다.

탈북여성 2: 저도 여자로서 여자가 대통령이 되었다는데 대해 긍지감이 있어요. 앞으로 기대는 여자 대통령으로서 얼마나 남북통일을 위해서 일하겠는가 하는 것입니다.

남성을 중시하는 전통적인 유교 정서가 남아 있는 한국에서 여성후보가 남자 경쟁자를 누르고 선거에서 이겼다는 것은 그만큼 한국의 민주주의가 성숙됐음을 보여준 증거라고 그들은 평가했습니다.

탈북 여성들은 "북한에 있을 때 박정희 대통령에 대해 나쁜 선전을 들어왔기 때문에 잘 몰랐지만, 박 대통령이 남한의 경제적 발전을 이룩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는 사실을 외부에 나와서야 알게 되었다"면서 박근혜 당선자도 국정을 잘 이끌 것이라는 기대도 표명했습니다.

미국에 정착한 탈북자들은 박근혜 당선자가 박정희 전 대통령의 딸이기 때문에 당선에 유리했을 것이란 견해에 대해서는 북한의 3대 세습과 분명히 다르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미국 조지아주에 사는 한 20대의 탈북 여성의 말입니다.

탈북여성 3: 아버지를 상관하지 말아야지요. 이제는 다른 사람이 몇 대를 했기 때문에 아버지와 딸 사이가 아니라, 다른 정권을 새로운 방식으로 정권을 세우려고 하지 않아요.

이 탈북 여성은 북한에 있을 때 "김일성 김정일로 이어지는 세습정치를 놓고 '김씨 봉건'이라고 말했던 기억이 난다"면서 "하지만, 박근혜 후보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딸이기 때문이 아니라, 민주 선거로 승리했기 때문에 북한의 세습과는 다르다"고 못을 박았습니다.

그는 "북한 주민들은 당국이 하는 대로 믿기 때문에 한국의 민주주의 선거 방법에 대해서 잘 모르고 있다"면서 얼마 전 자신과 통화한 한 북한 주민도 한국의 단임제 대통령 선거 제도에 대해 잘 모르고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북한 당국이 최근 주민들에게 '이명박 정권이 북한을 도와주지 않고 독재를 해서 이번 선거에서 떨어진다'고 선전하고 있다"며 "박근혜가 당선되면 남북관계는 또 파탄난다"고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북한은 대통령 선거가 진행되는 19일까지도 노동신문 5면에 "암흑의 과거로 돌아가지 않기 위해 한표 한표를 책임적으로 행사해야 한다"고 남한 유권자들을 선동하기도 했습니다.

미국 탈북자들은 박근혜 당선자의 승리를 축하하면서도 앞으로 남북통일을 위해서 의미 있는 역할을 했으면 하는 바람을 나타냈습니다.

계속하여 그들은 "북한에도 여성이 대통령이 되는 그런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표시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