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정권 차원 김정남 암살 정황 담긴 영상 공개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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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 외교관들이 김정은 국방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의 암살을 조직적으로 지시하는 듯한 영상이 공개돼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또한 김정남 암살 사건의 재판부가 동남아시아 피고인들의 소지품 등에서 화학무기인 VX 신경작용제가 검출됐는지 확인하기 위한 현장 재판을 열었습니다. 이경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일본의 후지 TV는 8일 김정남 암살 사건과 관련한 다큐멘터리, 즉 영상기록물 '충격파 SP'(衝撃スクープSP)를 통해 북한 외교관들이 동남아 여성 두 명을 통해 암살을 지시하는 듯한 영상을 공개했습니다.

방송장면: 이 장면은 김정남씨의 최후 순간이 담긴 영상입니다. 김정남씨가 병원에 이송되는 장면입니다.

그러면서 이 방송은 말레이시아 주재 북한 대사관 외교관들이 조직적으로 기획하고, 동남아 여성 2명을 앞세워 청부 암살 작전을 펼친 정황이 영상에서 확인된다고 밝혔습니다.

이 영상에 따르면 김정남에게 독극물로 추정되는 물질을 바른 베트남, 즉 윁남 국적의 여성 도안 티 흐엉과 인도네시아 국적자 시티 아이샤가 북한 국적의 인물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김정남에게 독극물로 추정되는 물질을 바른 베트남, 즉 윁남 국적의 여성 도안 티 흐엉과 인도네시아 국적자 시티 아이샤가 북한 국적 추정 인물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포착됐다.
김정남에게 독극물로 추정되는 물질을 바른 베트남, 즉 윁남 국적의 여성 도안 티 흐엉과 인도네시아 국적자 시티 아이샤가 북한 국적 추정 인물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포착됐다. (사진-후지TV)

북한 국적의 홍송학이 암살 직후 시티 아이샤에게 택시표를 줬으며, 리재남이 도안 티 흐엉에게 무엇인가를 지시하고 공항 밖으로 나가 담배를 피우는 장면을 통해 북한 외교관들이 암살에 조직적으로 가담했다고 일본 후지TV는 보도했습니다.

리재남은 북한의 정찰총국 간부로 김정남 암살 사건을 진두지휘한 인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이 방송에 참여하게 된 이신욱 동아대 교수는 9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후지 TV취재단이 지난 8월에 한국을 포함해 10개국에서 촬영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김정남 전체 생애를1, 2부로 나눠어 총 2시간짜리 분량으로 찍어간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아직 일본에서만 방영이 된 상태"라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번 사건을 담당하는 아즈미 아리핀 고등법원 판사가 9일 두 피고인 관련 증거물을 직접 확인하기 위해 말레이시아 화학청 산하 화학무기 분석센터에서 재판을 열었습니다.

화학무기 분석센터에는 피고인인 베트남 여성 도안 티 흐엉의 흰색 스웨터와 손톱, 인도네시아 국적자 시티 아이샤의 티셔츠 등 VX 신경작용제의 흔적이 검출된 증거물들이 보관돼 있습니다.

이는 지난 5일 열린 5차 공판에서 라자 수브라마니암 말레이시아 정부 화학무기 분석센터장이 두 피고인의 옷과 손톱 등에서 VX신경작용제가 검출됐다고 증언한데 따른 것입니다.

라자 센터장은 지난 주 공판에서 김정남의 얼굴, 눈, 의복과 소변 샘플에서도 VX가 검출됐다고 증언했습니다. 그 증거 또한 법원에 제출됐습니다.

하지만 재판부는 이날 현장 방문을 마치고 오후에 법원 건물로 돌아와 재판을 속개할 예정이었지만 라자 센터장이 피로를 호소해 일정을 연기했습니다.

피고 측 변호인들은 10일 열리는 재판에서 라자 센터장을 상대로 반대심문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