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지하철, 전력난으로 불규칙적 운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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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이 자국 기술로 자체 개발했다며 널리 선전했던 지하철이 정작 전력난으로 제대로 운행되지 못하는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경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매체: 평양 지하철도는 우리 조국의 무진막강한 경제력, 종합적 국력을 과시한다.

북한매체가 지난 2015년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북한 기술로 개발한 지하철의 시운전 행사에 참석해 만족감을 표시했다고 보도하는 내용입니다.

하지만 평양의 지하철은 전력난으로 불규칙적인 운행을 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 같은 사실은 한국의 무역투자진흥공사 중국 남부 샤먼 무역관이 최근 공개한 '북한 지하철 현황과 전망' 보고서에서 나타났습니다.

보고서는 지하철 운행 중 정전되는 경우가 연평균 20일 정도로 매우 잦고, 평상시 열차 내 조명을 최소한으로 켜놓고 운행한다고 밝혔습니다.

또 출퇴근 시간에는 약 5~7분간격으로 운행되지만, 전력난으로 인해 배차 간격이 지나치게 불규칙적이고, 지하철의 속도도 평균 시속 40km에서 50km로 매우 느려 정상적인 운행을 하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그러면서 보고서는 지하철역에 설치된 에스컬레이터도 전력 부족과 낙후된 시설로 인해 고장이 빈번하게 발생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심지어 에스컬레이터 수리 시에는 해당 역에서 승하차가 모두 불가능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타기도 한 김종태전기기관차연합기업소가 만든 신형 지하철은 운행을 하고 있지만, 열차 한대만 신형으로 교체돼 정해진 일부 시간대에만 운행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아울러 보고서는 북한이 지하철을 국산품 사용 운동의 선전도구로 계속 사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를 통해 북한은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속에서도 제품을 국산화하고, 국산품 소비 증대를 통해 내부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으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한편, 평양의 지하철은 1968년 착공돼 1973년 9월6일 개통된 1호선인 천리마선과 1975년 국경절에 개통된 2호선 혁신선 등 총 2개 노선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지하철 노선의 길이는 총 34km이며 본래 총 17개역이 있었지만 김일성 주석의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기념궁전과 연결된 혁신선의 광명역이 폐쇄돼 현재 16개의 역만 운영되고 있습니다.

북한 지하철 요금은 2002년에는 북한 화폐로 2원, 즉 미화 약 2센트, 최근에는 5원, 미화 5센트로 인상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운행시간은 오전 5시30분부터 오후 11시30분까지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