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외화난 속 탈북자 송금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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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중국이 최근 유엔대북제재결의 이행 차원에서 조선무역은행과 거래를 중단한 결과 북한의 외화난이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탈북자들의 가족 송금은 물밑에서 계속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명희 인턴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의 장거리 로켓발사와 핵실험 이후 국제사회의 제재가 본격화되는 가운데에서도 한국에 정착한 탈북자들과 해외 거주 탈북자들의 가족 송금은 계속 되고 있습니다.

경상남도 대구에 정착한 탈북여성 김선희(가명)씨는 지난 3월 미화 2천달러 가량을 북한의 가족에게 보냈다고 24일 자유아시아 방송에 밝혔습니다.

탈북여성 김선희씨 : 가정을 꾸리면서 나처럼 많이 보내는 사람은 많지 않아요. 보통 가정이 있는 사람들은 한번에 50만~100만원 정도 보낸다고 해요.

한국 돈 50만~100만원은 미화로 500 ~1000달러 정도 됩니다.

북한을 떠난 지 7년된 김씨는 가족에게 돈을 보내주었지만, 아직까지 장사 밑천을 마련하지 못해 경제적 자립을 못했다면서 앞으로 좀 더 도와줘야 될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이렇게 송금되는 돈은 단순히 북한 주민들의 먹고 사는 문제뿐만 아니라 북한 내 장마당을 활성화 시키는 데 큰 몫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서울에 사는 또 다른 탈북여성 이경희(가명)씨도 최근 중국의 금융제재와 춘궁기로 인해 북한주민들이 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이를 걱정하는 탈북자들이 많다고 이야기합니다.

탈북여성 이경희씨: 중국하고 거래가 끊겼지 그것은 국제적인 문제이지 개인과는 상관이 없지 않아요. 정세가 어렵고 뭐고 해도 살기 어려우니깐 보내줘야지요.

앞서 언급한 두 탈북여성 뿐 아니라 현재 한국에 정착해 살고 있는 2만 7천명에 달하는 탈북자 중 70%가 함경북도 출신이며 이들 중 50%가 북한에 돈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한국의 대북 인권단체관계자들은 파악하고 있습니다.

중국의 유엔대북제재 동참으로 인해 평양에 주재하는 유엔기구와 국제 구호단체들마저 운영비 조달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최근 외신들은 보도했습니다.

하지만, 북한 당국이 겪는 외화난에도 불구하고, 탈북자들의 송금은 북한의 장마당 경제를 활성화시키는 데 기여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한편, 대북 무역관계자들은 중국의 이번 조치로 북한 정부로 흘러 드는 외화가 줄어들면서, 외화가치가 올라가고 북한 돈 가치가 내려가는 현상이 나타나 장마당 쌀값이 폭등할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