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풍어로 도루묵 값 폭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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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의 두메산골 양강도에서 물고기는 최고급 식품으로 대접받아 왔습니다. 그런데 김정은의 생일선물로 매 가정세대들에 도루묵을 공급한다는 말이 돌자 양강도에서도 도루메기(도루묵) 가격이 폭락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이 올해 대단한 도루메기(도루묵) 풍년을 이룬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운송수단이 부족해 북한에서 "해산물 가격이 제일 비싼 것으로 유명한 양강도에서도 도루메기는 잘 팔리지 않고 있다"고 3일 양강도의 한 소식통이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올해부터 김정은의 생일을 '민족최대의 명절'로 정한다는 중앙의 지시가 내려오자마자 도루메기의 값이 뚝 떨어졌다"며 "김정은의 생일 선물로 매 가정세대들에 도루메기를 공급한다는 소문이 돌면서 값이 거침없이 하락했다"고 말했습니다.

도루메기가 한창 잡히던 12월 중순까지만 해도 양강도 소재지인 혜산장마당에서 알이 꽉 찬 도루메기는 kg당 북한 돈 2천원, 알이 없고 조금 변질된 도루메기의 경우 최하 북한 돈 1천2백원이라는 헐값에 팔렸다고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그나마 설 명절을 맞으며 조금 오름세를 보이던 도루메기의 가격이 지금은 혜산시 물고기 장사꾼들로부터 북한 돈 1천3백 원이면 살 수 있다며 알이 없고 품질이 떨어지는 도루묵은 북한 돈으로 최하 700원까지 내렸다고 소식통은 설명했습니다.

같은 날 양강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김정은의 생일에 명절공급으로 무엇을 준다고 확정된 건 아직 아무 것도 없다"며 "그런데 가정세대들에 도루메기를 공급한다는 말이 어디서부터 나왔는지 알 수가 없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김정은의 생일인 1월 8일에 도루메기를 공급한다는 소문이 돌면서 앞으로 값이 더 오를 것을 타산해 비싼 값에 도루메기를 많이 사들였던 장사꾼들은 큰 손해를 볼 수 있다는 불안감에 안절부절 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런가하면 비싼 값으로 도루메기를 사들였던 일부 장사꾼들은 판매를 아예 포기하고 도루메기를 말리고 있다며 말린 도루메기는 변질되지 않고 오래 보관할 수 있어 여유 있게 팔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도루메기 값이 내려 이득을 보는 건 중국 사람들뿐"이라며 "혜산시 맞은편에 있는 중국 길림성 장백현에서 세관을 통해 넘어 온 중국장사꾼들이 혜산 장마당의 도루메기를 헐값에 모두 거두어들이고 있다"고 한숨지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