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김정은 생일 왜 조촐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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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이 김정은의 생일인 1월 8일을 평소와 다름없이 조용히 보냈습니다. 그러나 현지 소식통들은 내부적으로 명절공급도 있었고 여러 가지 정치행사도 조용하게 진행됐다고 전했습니다.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김정은의 생일인 1월 8일 북한을 상징하는 평양의 거리는 평소나 다름없었고 특별한 행사나 축포(불꽃쇼)놀이도 없었다고 외신들은 전했습니다. 북한의 언론들도 김정은의 생일과 관련된 내용을 일체 보도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9일 양강도의 한 소식통은 "겉으로 드러내 놓고 하지는 않았지만 내부적으로는 여러 가지 정치행사들이 있었다"며 "혜산시 매 가정세대들엔 명절공급으로 도루묵 2kg, 식용유 1병과 중국 고량주(高梁酒)를 1병씩 주었다"고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이번 김정은의 생일은 일부러 조용히 치룬 것이 아니라 너무 갑작스럽게 조직돼 미처 준비할 시간이 없었다"며 "중국 고량주를 명절용으로 공급할 정도면 명절을 준비하느라 얼마나 다급했었는지 짐작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중앙에서 2017년 김정은의 생일을 '민족최대의 명절'로 준비하라는 지시를 지난해 12월 28일이 되어서야 내렸다"며 "김정은의 생일까지 불과 열흘밖에 안 남았는데 그 기간에 명절준비를 한다는 것은 도저히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8일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함경북도의 다른 지역은 어떤지 몰라도 회령시 주민들에겐 사탕, 과자 각각 500그램, 돼지고기 1kg, 술과 식용유를 1병씩 공급했다"며 "회령시는 항상 평양시 주민들과 꼭 같은 명절공급을 받는다"고 언급했습니다.

북한은 김정일의 유훈에 따라 김정은의 할머니 김정숙의 고향인 회령시 주민들에게 평양시 주민들과 대등한 수준의 명절공급을 해왔다며 함경북도에서 식량배급을 받는 지역도 회령시가 유일하다고 소식통은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김정은의 생일을 맞아 회령시에 명절공급을 한 것으로 보아 평양시민들도 명절공급을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김정은의 생일을 크게 경축하지 못한 원인은 어린이들에게 줄 선물을 미처 생산해내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경원군은 김정은의 생일에 아무런 명절공급도 없었다"며 "다만 간부들과 주민들이 따로 모여 '어머니 당의 품'이라는 영화문헌(다큐) 학습과 김정은의 위대성을 선전하는 강연을 들었다"고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