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지방에서 버섯재배 성공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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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 선전매체들의 찬양에도 불구하고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주도한 사업들은 대부분 실패했거나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주민들은 김 제1비서가 관심을 가지고 추진한 버섯재배만큼은 성공적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평양시버섯공장' 방문 소식을 북한 언론매체들이 빠르게 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버섯공장이 건설돼도 별다른 혜택이 없는 주민들의 반응은 시큰둥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양강도의 한 소식통은 "김정은 집권 후 가장 성공적인 사업을 꼽으라면 버섯온실과 미꾸라지 양어사업이 될 것 같다"며 "혜산버섯공장만 해도 지난해 백여 톤이 넘는 버섯을 생산해 중국에 수출했다"고 12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양강도 소재지인 혜산시에 건설된 버섯공장은 부지 면적이 2천여 평에 달하고 종업원만 2백여 명이라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이곳에서 생산된 대왕버섯은 kg당 중국인민폐 15위안, 표고버섯은 18위안으로 중국에 수출되고 있다고 그는 말했습니다.

'혜산버섯공장'이 이렇게 성공하게 된 비결은 여름철에 주변으로 흐르는 검산강의 물을 끌어들이고 겨울철에는 '혜산강철공장'의 뜨거운 폐수를 활용해 온실의 온도를 적절히 조절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그는 설명했습니다.

이와 관련 12일,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도 "온성군에 건설된 버섯공장에서 지난해 여름부터 버섯재배를 시작했다"며 "생산된 버섯은 모두 중국에 수출되기 때문에 일반 주민들은 구경조차 할 수 없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북한에서 버섯재배는 2001년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처음으로 시도했으나 끝내 결실을 보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김정은 집권 후 과학자들이 강물을 이용한 온도조절 방법을 받아들여 버섯재배에 성공했다고 소식통은 이야기했습니다.

강물을 끌어들여 맞춤한 실내 온도를 유지하는 방법은 함경북도 경성군과 명천군 일대에서 개인들이 많이 이용해왔다고 그는 언급했습니다. 북한의 과학자들이 개인들의 지혜를 받아들여 버섯재배에 성공했다는 게 그의 평가입니다.

특히 소식통들은 '평양시버섯공장'과 같이 김정은이 방문한 대규모의 공장에서는 버섯재배가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지방과는 달리 대규모의 공장은 강물의 낙차(落差)를 이용한 '자연순환식' 보온시설이 어렵다는 게 소식통들의 주장입니다.

부지면적이 넓어 '자연순환식' 보온시설 적용이 어려우면 실내 온도를 유지하기 위해 전기나 다른 연료로 강물을 순환시켜야 하는데 전력난과 연료난에 시달리는 북한의 현 실정엔 전혀 맞지 않는다는 게 소식통들의 판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