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이 2014년부터 2016년 사이 양강도 대홍단군에 집단 배치되었다 도주한 제대군인들의 행방을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들 중 탈북자가 있을 가능성이 있어 군 당국이 동원됐다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문성휘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북한당국이 2015년부터 2016년 사이에 천여 명의 제대군인들을 양강도 대홍단군 감자농장에 집단 배치했던 것으로 확인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들 제대군인들이 무리를 지어 도주하는 사건이 꼬리를 물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언급했습니다.
19일 양강도의 한 소식통은 "2014년에 2백여명, 2015년에 450여명, 그리고 2016년에 300여명의 제대군인들이 대홍단군 감자농장에 배치됐다"며 "대홍단군 노동력이 급속히 줄어들어 제대군인들을 무리(집단)배치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양강도 대홍단군에서 노동력이 급속히 줄어든 원인에 대해 소식통은 "지금 농장에 배치된 젊은이들은 모두 고난의 행군 시기에 태어난 세대들인데 그 당시 출산율도 낮았고 영양실조로 일찍 사망한 아이들이 많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북한당국이 해마다 많은 제대군인들을 대홍단군 감자농장에 집단배치 하고 있지만 대부분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며 삼삼오오 떼를 지어 고향이나 처가 쪽으로 도주하는 제대군인들이 큰 폭으로 늘고 있다고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또 "지난해 가을 대홍단군에서 도주한 제대군인들은 2백 명가량인데 그들은 모두 배급으로 받은 감자에서 전분만 추출해 비싼 값으로 팔아 돈을 챙긴 사실이 밝혀졌다"며 "때문에 사전에 모의된 도주일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와 관련 23일 대홍단군의 한 소식통은 "1999년 처음 대홍단 감자농장에 집단 배치된 제대군인들은 김정일의 배려로 천연색 텔레비존과 담요, 새집을 받았는데 최근 몇 년간 배치된 제대군인들에겐 그런 배려가 전혀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제대군인들 대부분이 고향에서 결혼한 아내들을 데리고 왔는데 그 중엔 도시에서 살던 여성들도 많았다"며 "도시에서 살던 여성들이 대홍단군에서 더 이상 못 살겠다며 달아나버려 벌써 몇 년째 홀아비살림을 하는 제대군인들도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대홍단군 감자농장에 배치되었던 제대군인들이 무리로 도주했다는 사실이 중앙에 보고되고 도주자들을 당장 잡아들일 데 대한 임무가 인민군 경무국(헌병)에 떨어졌다"며 "중앙에서는 도주한 제대군인들과 가족들이 탈북했을 가능성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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