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경제개발구'를 앞세워 북한이 해외 투자자들에게 보내는 첫 번째 유혹은 값 눅은 노동력입니다. 그러나 북한과 교역을 해본 경험이 있는 중국 사업가들은 북한의 노동력이 결코 눅은 값이 아니며 투자환경도 매우 어렵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왜 그렇다는 건지 문성휘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중국 사람들이 바보가 돼서 북한에 투자를 안 하고 있겠는가? 그렇게 투자가 쉽다면 이미 북한에는 중국기업들이 넘쳐나고 있을 것이다" 북한의 '경제개발구' 사업과 관련해 3일 중국의 한 사업가는 자유아시아방송에 이렇게 말했습니다.
라선시와 청진시를 수시로 드나든다고 밝힌 이 사업가는 북한에서 사업하는데 가장 어려운 것은 우선 사람(노동력)을 얻는 일이라고 털어놓았습니다. 북한에는 자유노동자가 없는데다 만17세부터 30세까지의 청년들은 모두 군대에 나가야 한다고 그는 설명했습니다.
그나마 남은 젊은이들도 건설장에 집단 배치된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또 북한에서 인력을 구하려면 노동력을 관리하는 기관들에 신청을 하고 기다려야 하는데 노동력을 관리하는 기관의 간부들은 터무니없이 많은 뇌물부터 요구한다고 그는 전했습니다.
특히 그는 북한의 노동력이 값이 눅(싸)다는 생각은 환상에 불과하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재봉일과 같이 간단한 사업도 북한은 각종 세금과 유지비를 다 부과하면서도 매달 노동자들의 월급으로 40달러 이상을 요구하고 있다고 그는 언급했습니다.
때문에 북한을 드나드는 중국인 사업가들은 간부들에게 바치는 뇌물까지 모두 포함해 따지면 노동자 한명을 채용하는데 드는 비용을 한 달에 100달러에서 120달러 정도로 타산하고 있다고 그는 주장했습니다.
이와 관련 사업차 평안북도 지역을 자주 오간다고 밝힌 중국의 또 다른 사업가는 "북한이 '경제개발구'에 대해 열심히 선전하고 있지만 아직 그곳을 드나드는 중국 사업가들의 관심을 전혀 끌지 못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중국에서 '개혁개방'이 한창이던 1980년대 중반부터 중국 사업가들이 북한에 많은 투자를 했지만 어느 한 가지도 성공을 하지 못했다며 북한에 투자를 했다가 돈만 날리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업가들이 내가 아는 경우만 해도 몇 십 명은 훨씬 넘을 것이라고 그는 원인을 설명했습니다.
중국인 사업가들은 지금껏 북한에서 약초나 해산물 거래를 하는 게 고작이었는데 최근 들어 비록 불법이지만 개인들에게 옷 가공을 맡기는 재봉일 사업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그는 말했습니다. 북한은 집집마다 수동재봉기가 있어 전기가 없어도 옷 가공 일을 할 수 있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이런 환경에도 북한을 떠나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그는 "다른 나라들에 비해 투자비용이 많이 들지 않기 때문"이라며 "북한에 투자하는 중국 사람들은 대부분 돈이 많지 않은데다 설령 돈이 있더라도 크게 투자를 하려 하지 않는다"고 그는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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