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화교자녀들 중국유학 승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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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김정은 정권이 북한에 거주하고 있는 화교자녀들을 중국에서 교육받도록 승인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에 거주하고 있는 화교들은 이러한 조치를 높이 평가하면서도 김정은 정권에 보다 더 개방적인 자세를 기대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문성휘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화교출신 자녀들이 모국에서 교육받을 권리를 북한 당국이 공식적으로 승인했다"고 2일 현지 소식통이 전했습니다. 자신을 북한의 화교라고 밝힌 이 소식통은 "김정은 정권이 2012년부터 이러한 권리를 인정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당국의 조치에 따라 현재 북한에 거주하고 있는 화교자녀들의 대부분이 중국에서 교육을 받고 있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북한에 거주하고 있는 화교자녀들은 중국에 있는 친척집이나 학교 기숙사에서 생활하고 있다고 그는 이야기했습니다.

북한은 과거부터 화교들의 모국 방문과 모국에서 교육받을 권리를 인정해준다고 했지만 이는 한갓 형식에 불과하고 실제로는 중국에서 교육받을 권리를 박탈해왔다고 그는 언급했습니다. 그러나 김정은 정권이 들어서면서 화교자녀들의 교육선택권이 상당히 향상됐다고 그는 설명했습니다.

북한은 평안북도 신의주시와 함경북도 청진시 등에 화교자녀들을 위한 '중국인 고등중학교'를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에 있는 '중국인 고등중학교'는 중국정부의 재정적 지원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그는 밝혔습니다.

이와 관련 북한을 자주 드나드는 한 중국인 사업가는 "북한에 있는 화교의 자식들이 중국에서 공부는 할 수는 있어도 호구가 없기 때문에 졸업증을 받는 데는 상당히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4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중국 정부는 국적 외에도 태어난 지역을 증명할 수 있는 호구제로 주민들을 통제하고 있는데 호구가 없으면 해외 유학생으로 간주된다고 그는 설명했습니다. 이러한 문제는 중국 교육당국도 이미 파악하고 있는 내용이라고 그는 지적했습니다.

한편 화교출신 소식통은 "북한에 거주하고 있는 화교자식들의 경우 중국국적은 가지고 있지만 호구가 없어 중국학교에서 외국유학생도 아니고 중국학생으로도 인정되지 않는 몹시 어정쩡한 위치에 놓여 있다"고 시인했습니다.

이런 제도적 차이로 하여 아직 중국에서 교육받고 있는 북한의 화교자녀들은 학교를 졸업해도 '졸업증'을 못 받는 것이 사실이라며 중국정부도 이와 관련한 대책을 세우고 있으나 시간이 좀 걸려야 할 것이라고 그는 이야기했습니다.

소식통들은 북한에 거주하고 있는 화교자녀들이 중국에서 교육받을 수 있도록 승인한 것은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유학생 출신이기 때문일 것"이라고 진단하면서 "앞으로 보다 개방적인 조치가 있었으면 한다"는 기대를 내비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