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당국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 전에 거름생산을 끝내라고 독촉하면서 주민들 사이에서 거름도둑질과 뇌물까지 성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문성휘기자가 보도합니다.
핵과 인공위성을 보유한 기세로 맡겨진 혁명과업을 수행하자며 북한 당국이 주민들을 다시 동원에 내몰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당장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까지 거름생산 과제부터 끝내라는 독촉에 주민들은 큰 압박을 받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자강도의 한 소식통은 "김정일 생일인 2월 16일 전으로 무조건 거름생산을 끝내야 한다는 게 중앙의 요구"라며 "문제는 거름생산을 하려 해도 이제는 더 이상 찾아 낼 거름 원천이 없다는 것"이라고 8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올해 북한은 17세 이상 성인들에 한해 1인당 인분으로 한 톤씩을 주변 협동농장들에 바치라는 과제를 주었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인분이면 1톤이지만 가축배설물인 삼분으로 대치할 경우, 무려 3톤을 바쳐야 한다고 그는 설명했습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까지 이제 몇 일밖에 남지 않아 주민들속에서 불평이 쏟아지고 있는데도 북한당국은 거름생산을 노동당 제7차대회 성과와 연계시켜 가혹할 정도로 주민들을 다그치고 있다고 그는 언급했습니다. 무리한 과제를 수행하기 위해 거름 도둑질이 성행하고 있는데 주민들속에서는 "한번 바친 거름이 열 바퀴를 돌고 돌아 다시 제자리로 간다는 우스갯말까지 나오고 있다"고 소식통은 한심한 현지사정을 지적했습니다.
이와 관련 양강도의 한 소식통은 "거름생산 독촉에 주민들은 '배급을 준 것만큼만 거름을 받아내라'고 거리낌 없이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며 "거름 도둑질이 큰 싸움으로 번져 사법기관들의 야간순찰이 강화됐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언급했습니다.
특히 아침이면 야간순찰을 맡은 보안부 '순찰대'가 거름도둑질을 하다 잡힌 사람들을 '포로병' 마냥 줄을 세워 끌고 간다며 그런데도 공장기업소들은 "수단 방법을 가리지 말고 '거름확인증'을 받아오라며 종업원들을 내몰고 있다"고 그는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주민들이 급해진 틈을 타 협동농장 간부들은 뇌물을 받고 거름 확인증을 떼어 주는데 인분 1톤 '확인증'을 떼려면 우리(북한) 돈 6만원이 있어야 한다"며 "그마저도 힘 있는 공장 기업소여야 가능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지난 2월 4일 밤에는 거름을 지키던 혜화동 중학교 학생 8명이 신원을 알 수 없는 거름도둑 5명에게 심하게 구타당한 사건도 있었다"고 말해 어린 학생들도 거름생산에 동원되고 있음을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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